▲오가노주방, 국내 대표급 사케전문점이다. 양재천변에 있다
맛객
지난달 초의 일이다. 양재천변에 자리 잡은 일식다이닝바 오가노주방. 국내 대표급 사케 전문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풍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전반적으로 카페에 가까운 외관에 목재가 주를 이룬 인테리어는 한옥의 느낌이고, 동서양을 절묘하게 조합해놓은 신개념적인 분위기도 난다.
이곳에서 국내 사케 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2인과, <월간외식경영> 관계자, 그리고 나까지 4인이 뭉쳤다. 모종의 프로젝트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그것보다는 진귀한 사케에 미각과 영혼이 홀린 밤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날 내가 빠져든 사케들 면면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정미율(23%)에 빛나는 '닷사이 미가끼 니와리삼부', 닷사이 시리즈중에서 가장 스탠다드한 '닷사이준마이다이긴죠'. 디저트 술로 서양에서 먼저 각광받은 '하나하토 기죠슈 8넹 고슈', 스파클링사케로서 상큼함이 돋보이는 '고쿄네네', 깨끗하고 깔끔하게 다가왔던 '다이긴죠 죠젠 미즈노고토시'로 이어지는 사케의 향연. 여기에 오가노주방의 특선요리가 더해져 황홀하기만 했다. 마치 꿈속을 거닐 듯, 현실의 시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4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
당시 나는 일본에서 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사케들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돌아온 터라, 당분간은 국내에서 그런 감흥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나의 예상은 오가노주방에서 완벽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 중심엔 단연 닷사이 미가끼 니와리삼부가 있었다.
■ 닷사이(獺祭) 명명의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