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도국장이 신경민 앵커의 교체 문제를 부장단 회의를 통해 공식화 했다. 국장은 또 기별 대표 회의와 차장단 회의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몇가지 이유를 거론하며 앵커 교체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정책설명회에서 본인이 "편집회의와 기자회, 노조의 의견을 수렴해 반대가 많으면 앵커를 교체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히 그런 말을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뒤집었다.
우리는 MBC 뉴스의 최고 책임자인 보도국장의 이 같은 발언에 참담함과 서글픔을 느낀다. 앵커 교체 사유를 어떤 수사로 포장하더라도 우리는 믿기 어렵다. 오히려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정권, 그리고 MBC 뉴스가 그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려 한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미 기자회 29기 이하 전수조사를 통해 91%의 후배 기자들이 앵커 교체에 반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국장과 경영진에게 전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정책설명회 자리에서의 발언까지 번복하며 앵커 교체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처음부터 여론을 수렴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확인시켰을 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는 신경민이라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앵커 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MBC 뉴스를 지키기 위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MBC 뉴스의 공신력과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짓밟게 될 앵커 교체 논의를 중단하고, 절대 다수 기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이 같은 우리의 충정을 무시하고 회사가 앵커 교체를 강행할 경우, 이후에 벌어질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그리고 엄기영 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우리는 언론인으로서 본분에 충실하려는 후배들의 노력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MBC 뉴스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 있음을 천명한다.
2009년 4월8일 앵커 교체에 반대하는 보도본부 차장단 일동
25기 이호인 전동건
26기 김동욱 도인태 민병우 박성제 박준우
27기 김경태 조문기 최혁재 허무호
28기 권순표 김재용 김연석 박광운 박성호 이상호 이성주 이승용 이태원 임영서 김소영
29기 금기종 김성우 김효엽 서민수 유상하 이언주 이용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