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호텔연찬회' 말썽나자 제보자 색출?

문공위, 경기도 소관 부서에 '술·밥값 등 요구' 일부 언론 보도에 격앙

등록 2009.04.14 21:12수정 2009.04.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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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위원장 이백래. 이하 문공위)가 임시회 회기 중 호텔연찬회를 준비하면서 경기도 소관부서와 산하 기관 직원들의 참석을 강요하고, 심지어 양주와 식대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위원장 이백래. 이하 문공위)가 임시회 회기 중 호텔연찬회를 준비하면서 경기도 소관부서와 산하 기관 직원들의 참석을 강요하고, 심지어 양주와 식대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전경. ⓒ 김한영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위원장 이백래. 이하 문공위)가 임시회 회기 중 호텔연찬회를 준비하면서 경기도 소관부서와 산하 기관 직원들의 참석을 강요하고, 심지어 양주와 식대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전경. ⓒ 김한영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위원장 이백래. 이하 문공위)가 임시회 회기 중 호텔연찬회를 준비하면서 경기도 소관부서와 산하기관 직원들의 참석을 강요하고, 심지어 양주와 식대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공위는 이 같은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말썽이 되자 공식적인 입장 발표나 해명보다는 언론에 제보한 관련자를 색출해 퇴직조치 등을 취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여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4일 경기도의회와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 따르면 문공위는 이날 개회된 제240회 임시회 회기 둘째 날인 15~16일까지 1박 2일간 의정활동 일환으로 경기도내 주요 문화시설 등에 대한 현장방문에 나서기로 했다.

 

첫날인 15일은 오전 남양주시 실학박물관 및 정약용 선생 생가를 방문한 뒤 오후 양평 S호텔에서 연찬회를 연다. 이날 연찬회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김오곤 한의학 박사가 초청돼 특강을 할 예정이다.

 

또 이 자리에는 문공위 소속 전체의원 12명과 경기도 및 산하기관 임원 등 27명이 참석할 계획이다. 16일에는 오전 광주 도자박물관을 방문해 업무현황 등을 청취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공위 쪽은 15일 양평 S호텔연찬회에 집행부 소관부서인 경기도 실·국장급 공무원들과 산하 기관장들의 참석을 요구했으며, 고급 양주와 식비 등의 찬조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던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뉴시스>는 13일 오후 복수의 경기도 및 산하 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뉴시스>는 보도에서 "문공위의 요구에 따라 도청 간부 공무원과 양평군 간부 공무원, 일부 공공기관장 등 10여명이 참석을 결정했으며 이들은 찬조 물품, 식비 등을 조달하는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뉴시스>는 또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식사비용 등에 대해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찬조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각 기관별로 구체적인 액수와 준비해야 할 술의 이름까지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는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평일 근무시간이지만 도의회에 찍힐까봐 연찬회 참석을 거절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뉴시스> 보도가 나가자 경기도의회 문공위 소속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백래 문공위 위원장은 14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뉴시스> 보도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실제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경기도 '창조학교' 건립과 관련해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초청 특강이 있어 경기도 소관 부서와 산하 기관장의 참석을 요청했으며, 참석인원이 많으면 식비를 문공위 예산에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준비해오라고 한 것이 와전됐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공위에서 연찬회만 하려하면 누군가 언론에 악의적인 제보를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제보자를 꼭 찾아내 그만두게 하든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원들이 매우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문공위 전문위원실도 "<뉴시스>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어떻게 그런 보도가 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어제는 화가 나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공위 호텔연찬회 문제를 취재했던 <뉴시스>의 서아무개 기자는 "경기도와 산하 기관 등에서 여러 명의 취재원으로부터 제보취재를 거쳐 기사를 작성했다"면서 "내 기사의 사실관계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서 기자는 이어 "전문위원실 관계자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고 말했다.

 

서 기자는 또 "내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정정 보도를 요구하든지, 아니면 공식 입장발표나 해명을 하는 게 순리가 아니냐"면서 "그런데도 문공위는 비밀회의를 열어 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나서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공위는 이날 오후 전문위원실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의원들 사이에서 '제보자 색출'과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의견이 오가는 등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연찬회를 강행키로 했다.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대책회의에서 제보자를 색출하자는 의견과 대응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개진되는 등 난상토론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며, 15일 이어령 박사와 약속이 된 상태여서 연찬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의회 일부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문공위는 지난해 송년모임 때도 경기도 및 산하 기관장들의 참석을 요구했다가 언론에 보도돼 문제가 되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기도의회는 지난 2007년 당시 양태흥 의장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의장 비서실장이  경기도청 각 부서에 '노잣돈'을 보내라고 요구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09.04.14 21:12ⓒ 2009 OhmyNews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호텔연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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