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다룬 MBC 'PD수첩'과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김보슬 PD가 수갑을 찬 채 16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 PD는 오는 19일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는 예비신부로 15일 밤 결혼식 준비를 위해 시댁을 방문했다가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유성호
1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김보슬 MBC PD수첩 PD 체포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마이크를 잡은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서울중앙지검 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을 김 PD를 향해 말했다.
"보슬아, 사랑하는 후배 보슬아. 아무 걱정 마라. 네 주위엔, 네 뒤엔 우리 PD뿐 아니라, 언론인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4월 19일 결혼식 멋지게 치를 생각만 해라." 김 회장은 "이런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았던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지검 청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얼마 전에 나도 같은 곳에 있었지만 나쁜 짓 하지 않았고, 옳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영광스러웠다. 김 PD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 PD가 답답한 것은 바로 2009년 이 시대의 사법기관 수준 때문일 것이다. 이미 경찰 수사에 협조했고 추가수사를 받기로 약속한 사람들을 일요일 아침 체포해 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저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것이다." 노 지부장은 김 PD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불만제로>를 떠올린 듯 "김 PD가 빨리 현업으로 돌아와 '불만 제대로'인 이 사회를 고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야만적인 언론탄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검찰이 주구가 되어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인들을 물어뜯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이춘근 PD 체포 이후 또다시 중앙지검 앞에 와서 기자회견을 여고 있다"면서 "하지만 남은 4명이 잡혀가도 다시는 검찰을 규탄하러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그럴만한 자격도 없는 집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