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해수욕장에 가면 냄비드럼을 볼 수 있다.
이동욱
그는 바쁘다. 아저씨는 '탐탐'에 해당하는 양푼이 몇 개와 하이햇 위치에는 엿장수들이 들 만한 가위 그리고 몇 장의 심벌에 해당하는 요강 뚜껑 그리고 베이스에는 가전제품 박스와 박스를 치기 위한 페달. 완벽한(?) 드럼을 구비하고, 앞에는 노래방 반주기. 그 분의 정체(?)는 단밤 파는 아저씨. 반주기와 클래식기타, 그리고 수제(?) 드럼을 구비해두고는 북부해수욕장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필자와 동호회 회원이 멍하니 구경하고 있으니 주위에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산책나온 가족이 오시더니 어머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마이크를 잡고 신청곡을 요청한다. 60 넘어 이런 악기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한다.
바쁘긴 정말 바쁜가보다. 인터뷰를 요청하고 싶었지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찍은 사진 말고는 인터뷰를 요청할 시간도 허락하지 않았다. 트럭 한쪽에 붙여놓은 사진에는 대낮에 드럼연습을 하고 계신 아저씨의 모습이 있다. 아마도 낮시간부터 단밤을 구워 파시고, 간간히 드럼연습을 하시는 듯 하다. 하지만 지친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요즘같이 힘든 세상. 저 분을 만나면, 웃음을 안겨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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