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변호사 예비시험, 4년 뒤 재론"... 여당 맞아?

강용석 의원 "재론시기 부칙에 넣어야"... "의총은 왜 했나" 반발

등록 2009.04.16 17:44수정 2009.04.16 23:21
0
원고료로 응원

한나라당이 16일 변호사시험법을 놓고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핵심 쟁점인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법시험제도가 폐지되는 오는 2013년에 다시 논의하자며 19대 국회로 결정을 미룬 것이다. 그러나 재논의 시기를 못박는 방식을 놓고 잡음이 이는 등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정부는 지난 2월 변호사 시험의 응시자격을 로스쿨 졸업자로 한정하는 변호사시험법을 제출했으나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대거 반대해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당시 "대학졸업 후에도 비싼 로스쿨을 3년을 더 다녀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면 서민들은 법조인의 꿈을 꾸지 말라는 얘기"라며 반대토론에 나섰던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이후 수정동의안을 만들어 제출을 준비 중이다. 수정안은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해 로스쿨 입학 정원의 10% 선까지 예비시험 합격자에게 변호사시험의 응시 기회를 주자는 내용이다.

 

원내 지도부 "2013년에 재론" - 강용석 의원 "부칙에 명시 안 하면 수정안 제출"

 

김정권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는 의총 후 브리핑에서 "정부의 변호사시험법에 대한 반대 의원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기 위해 극빈자·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학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부대의견으로 오는 2013년까지 예비시험제도를 유보한 이후 그때 가서 도입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론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부대표는 "수정안을 준비 중인 강용석 의원도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정리됐다"고 덧붙였다.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도 "부대조건으로 하기로 했다"며 법사위에서 정부안에 부칙을 달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a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정부의 변호사시험법에 반대하는 강용석 의원은 "브리핑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총에서 분명히 정부안 부칙에 '2013년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를 논의한다'고 명시하기로 했다"며 "그래서 나도 수정안을 안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칙은 법적인 효력이 있지만, 부대의견은 그렇지 않다.

 

또한 강 의원은 "법사위에서 정부안 부칙에 이를 달아주지 않으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이미 90여 명의 의원들이 수정안에 서명했는데 그들의 뜻은 뭐가 되느냐"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했던 또다른 의원도 "부칙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부대의견 정도로 하기로 했다면 강 의원이 왜 수정안 제출을 취소한다고 했겠느냐"며 "(의총 결과가) 왜 그렇게 정리된 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4일 연속 '정책의총' 열었지만... 결론 낸 사안은 '1'

 

정책 의총의 실효성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한나라당은 지난 13일부터 주요 정책에 대한 당론을 정하겠다며 매일 오후 1시에 의총을 소집해 비정규직법안,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 여부, 변호사시험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중 뚜렷하게 당론을 정한 사안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뿐이다.

 

비정규직법과 관련해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정부의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아닌 현 비정규직법 시행시기를 4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유예 기간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 여부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해 전 의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정하기로 했다.

 

변호사시험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가 의제였던 이날 의총도 참석자 수가 30여 명으로 극히 낮았다. 한나라당 당헌에 따르면, 의총은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다.

#변호사시험법 #예비시험 #강용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라면 한 봉지 10원'... 익산이 발칵 뒤집어졌다
  2. 2 "이러다간 몰살"... 낙동강 해평습지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일
  3. 3 한밤중 시청역 참사 현장 찾은 김건희 여사에 쏟아진 비판, 왜?
  4. 4 주민 몰래 세운 전봇대 100개, 한국전력 뒤늦은 사과
  5. 5 "곧 결혼한다" 웃던 딸, 아버지는 예비사위와 장례를 준비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