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때였을까? 으아하하하
김진석
고도 200미터에서 '바이킹'... 하지 마요, 괜찮아요순간 비행기가 45도 정도 기울었다. 내 몸과 대지도 같은 각을 이뤘다. 그 즉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 마요, 괜찮아요. "비행기 조종의 특성을 알기 위한 필수 체험"이란 대답에 할 말이 없다. 다시 돌아온 수평자세에 '한숨'을 채 갈무리하기도 전이었다.
이번에는 비행기 앞머리가 들린다. 아니, 들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아래 방향을 향한다. 내 몸까지 아래로 '뚝' 떨어진다. 가슴은 몇 미터 위에 두고 왔나 보다. 그야말로 배가 철렁했다. 바이킹이란 놀이기구와는 생판 다른 경험이다. 고도 200미터 '바이킹'이다. 저절로 이런 웃음이 나왔다.
으아하하하하! 묘한 웃음소리다. 괜찮다는 '허세'와 안도감 그리고 쾌감이 동시에 박혀 있다. 방금 비행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고도를 높였다가 자동차처럼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란 설명과 함께 다시 돌아온 '바이킹'. 똑같은 웃음이 나왔다. 으아하하하!
머리 속이 백지상태가 됐다. 당혹감 때문도, '바보'가 돼서도 아니었다. 청명한 백지 상태라고 할까? 세상 만사가 머리 속에서 싹 지워졌다. 시화호의 '아픔'까지 잊을 정도였다. '포맷'을 하고 나니,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진다.
자꾸 웃음이 나왔다. "저기가 배용준씨가 태왕사신기를 찍었던 곳이라고 일본 아주머니에게 이야기해줬더니 그렇게 좋아하더라"는 말에도 괜히 웃음이 '마구마구'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