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공금횡령이 별건 수사? 한번 보십시오"

발끈한 검찰, '일일브리핑 및 저인망식 수사' 비판에 반격... "수사 폄하 자제해달라"

등록 2009.04.21 18:18수정 2009.04.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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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이경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 이경태

검찰이 결국 발끈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0일 라디오 방송에서 "매일매일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는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봤다"며 검찰의 수사 브리핑 방식을 비판한 데 이어, 일부 언론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공금 횡령·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부부 계좌추적까지 '저인망식' 수사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더 이상 참지 못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1일 오후 브리핑에 앞서 "브리핑을 좋아서 하는 것 전혀 아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 사실 관계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 항상 있었고, 기자들의 입장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와 같은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홍 기획관은 "브리핑을 매일 하지 말란 주문도 있지만 오보를 막을 의무가 (기획관에게) 있기 때문에 매일 하는 것이 맞다"며 "대신 최소한의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어, "브리핑 때 피의사실 공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어찌 보면 피해자라 할 수 있는 노 전 대통령 측의 반응도 이해한다, 우리도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기자들에게 "언론이 어느 정치인의 말을 크게 보도해버려 운신의 폭을 좁게 해버렸다"며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할 순 없다, (브리핑 보도할 때)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 "정상문 횡령 혐의-노 전 대통령 의혹 '별건 수사' 아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 브리핑에 앞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자료사진).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 브리핑에 앞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자료사진).이경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 브리핑에 앞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자료사진). ⓒ 이경태

무엇보다 홍 기획관은 현 검찰 수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는 "정 전 비서관의 횡령 혐의와 노 전 대통령에 관련된 의혹은 '별건 수사'가 아니냐"는 언론 보도에 대해 "별건 수사인지는 한번 보십시오"라고 단언했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 "앞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 전부터 저는 그가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며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인사위원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권 여사가 받았다는 3억 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들을 발견했다"며 "(3억 원의) 원천이 어딨냐는 수사가 별건 수사인가, 검찰 수사를 폄하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와 사위 권아무개씨의 외환송금 내역 추적 수사에 대한 비판에도 상당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홍 기획관은 "언론보도 중 취재원 중 '검찰이 너무 지저분하게 수사한다'는 원색적인 말을 따서 보도했는데, 이를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지저분하다"며 "합리적인 의심 있는 부분에 대해 영장을 받아 수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04.21 18:18ⓒ 2009 OhmyNews
#박연차 #박희태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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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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