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인건비 올리면서, 국민에게는 고통분담하라?

등록 2009.04.23 09:47수정 2009.04.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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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었다.

 

이후 전경련 등 자본 집단을 중심으로 신입사원 임금삭감을 통하여 일자리 나누기 붐이 일었고, 공무원들도 월급을 삭감하는 대대적인 운동이 벌어졌다. 노동계와 취업 준비생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고통분담'은 이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에게는 '고통분담'을 강조하는 청와대가 정작 자신들 인건비는 인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내 "2009년 본예산에 청와대 '총액인건비 본부기본경비'를 50%(43억 원→64억 원)나 인상한 데 이어 청와대 비서동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예비비(63억 원)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고액연봉자 임금동결과 경비절감을 업무 1호로 지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국민에게만 고통분감을 고통을 요구하지 말고 정부부터 예산절감 등 고통분담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AIG 임직원들이 고액 보너스를 지급받자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고액 연봉자들이 먼저 고통분담에 동참하자, 국민들은 오바마 행정부를 지지하였고, 고액 보너스를 받은 AIG 임직원들은 엄청난 국민들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도 "정부는 이런 자기희생이 보람과 가치를 갖도록, 그 열매를 모든 국민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말로는 고통분담을 강조했지만 정작 자신들 인건비는 올리는 청와대를 누가 신뢰하고 고통분담에 동참하겠는가?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강조하려면 청와대 인건비 올리는 일부터 그만 두는 일이 먼저다. 더 이상 고통분담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임금삭감하여 일자리 나누자는 말 하지 말라. 고통분담은 말 그대로 고통을 나누는 것이다.

2009.04.23 09:47 ⓒ 2009 OhmyNews
#청와대 #인건비 #고통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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