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지방도시서 '예술의 전당' 명칭 써도 돼"

명칭 사용금지와 손해배상 판결한 1심과 항소심 판기 환송

등록 2009.04.24 09:51수정 2009.04.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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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연예술의 메카로 자리 잡은 '예술의 전당'이라는 명칭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재단법인 예술의 전당(Seoul Arts Center)이 독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예술의 전당은 대전시, 청주시, 의정부시가 각각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청주예술의 전당', '의정부예술의 전당'이라는 이름으로 공연 및 전시 시설을 운영해 혼란을 초래하고, 예술의 전당이 쌓아온 명성과 신용이 실추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예술의 전당'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피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2005년 3월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술의 전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청주시는 2000만원,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는 각각 10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 후 이들 3개 도시가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성호 부장판사)는 2006년 12월 "피고 청주시는 2000만원, 의정부시와 대전시는 각 10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술의 전당이라는 문구는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돼 나름대로 독창성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연예술 분야의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서 이미 원고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것으로 현저하게 인식돼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영업표지가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혼동'은 반드시 현실적으로 혼동이 초래됨을 요하지 않고 혼동의 구체적 위험이 있으면 족하다"며 "이에 비춰 볼 때 피고들이 예술의 전당을 사용하면서 지역명을 부가하더라도 수요자들로서는 피고들 운영기관이 원고의 지사나 지점 등으로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들은 예술의 전당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표장을 문화예술 공연시설들의 간판, 현수막, 게시판, 벽보, 안내표지판, 홍보물, 인쇄물, 기념품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 같이 사용된 간판, 현수막, 게시판, 벽보, 안내표지판을 철거해 폐지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3일 예술의전당이 대전시, 청주시, 의정부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예술의 전당 쪽에 총 4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술의 전당' 자체는 독창성이 인정되지 않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하는 점, 영업표지들에 도시의 명칭이 부가돼 있고 원고와 피고들의 업무활동이 이루어지는 시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주로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이 그 시설을 이용하고 있어 수요자가 중복된다거나 업무활동이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설립 취지가 문화예술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모든 계층의 국민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간을 제공함에 있다는 것인데, 피고들이 지역주민을 염두에 두고 원고와 같은 취지로 각각 설립한 문화예술설비의 명칭을 두고 서울에 위치한 원고가 먼저 알려지게 됐다는 이유로 명칭을 독점하는 것은 원고의 설립 취지에 맞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문화 활동이 많은 경우에 중앙에서 지방으로 퍼져나가는 성질의 것임에 비춰서도 적절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설령 피고들이 '예술의 전당'이라는 문구가 공통적으로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서울에 소재한 원고의 영업과 동일한 것으로 오인하거나 이들 영업시설이나 활동 사이에 영업상ㆍ재정상 또는 계약상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이 피고들이 원고의 영업상의 시설 및 활동과 혼동할 우려가 있음을 전제로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다음,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주체의 혼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해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돌려 보낸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11월에도 재단법인 예술의전당이 이들 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2009.04.24 09:51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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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로이슈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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