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취에 대하여

등록 2009.04.24 13:54수정 2009.04.24 17:53
0
원고료로 응원
a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애기똥풀 꽃.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애기똥풀 꽃. ⓒ 안병기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애기똥풀 꽃. ⓒ 안병기

꽃 시절 다 갔다

그 찬란하던

봄꽃들

내년 이맘때 다시 오마

임종게 한 구절도 남기지 못한 채

순식간에

다 떨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모든 꽃이

한꺼번에  퇴장한 건 아니다

조금만 눈 크게 뜨면

밭둑 가에 논둑 가에

수두룩하게 피었다

다닥냉이 개구리자리 좀씀바귀 애기똥풀 등

하 수수한 차림이라서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들 

겨우 제 앞가림이나 할까 싶은 것들이

그렇게 마지막까지

봄을 지키고 있다

 

만일 그대가

탐닉 혹은 도취에 대해

눈곱만큼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하찮다고

못 본 척

슬쩍 지나치겠는가.

 

2009.04.24 13:54ⓒ 2009 OhmyNews
#애기똥풀 #개구리자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4. 4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5. 5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