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복당원서' 제출 연기... "우호적 환경 먼저 조성"

민주연대 "민주개혁진영 대연합" 요구, 당 지도부 압박

등록 2009.04.30 15:37수정 2009.04.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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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무소속연합 정동영-신건 후보가 전주객사 기자회견 뒤 민주당 복당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 정동영 캠프 제공

26일 오후 무소속연합 정동영-신건 후보가 전주객사 기자회견 뒤 민주당 복당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 정동영 캠프 제공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복당 절차를 밟겠다"던 정동영-신건 당선자가 복당원서 제출을 미루기로 했다.

 

친정동영계 최규식 의원은 30일 오전 "여러가지 고민 끝에 당장 복당원서를 내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거기간 중 공개적으로 복당원서를 작성한 데 대해서는 "퍼포먼스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당선 직후만 해도 "당장 내일(30일) 복당원서를 내겠다"고 거듭 강조해 오던 정 당선자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더 이상 민주당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수도권 승리'로 정세균 지도부가 힘을 얻은 상황에서 곧바로 복당을 요구한다면 양측은 또 한번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정 당선자에게도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정 당선자의 생각은 되도록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내에 우호적인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 당선자측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뒤 당장 복당원서를 내는 것은 오히려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비쳐지고, '복당 안하겠다는 것이냐'는 반발에 부딪힐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먼저 당내에 정동영을 이해하는 세력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조성해, 좋은 모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당선자는 민주당이 선거기간 동안 쌓인 감정을 모두 잊고 받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복당이 가능할지, 또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반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또 정 대표는 "복당원서를 제출하면 당헌·당규대로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거를 위해 탈당한' 정 당선자가 복당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1년이 지나야 한다. 따라서 정세균-정동영 갈등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종걸 "전주 패배는 정세균 체제에 대한 탄핵"

 

그러나 당내에서 정동영의 복당을 빨리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당내 비주류인 '민주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과정에서 초래된 당내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민주개혁진영의 대연합을 통한 이명박 정부 심판과 민주주의 전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동영 복당'을 지원하고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민주연대는 4.29 재보선 결과에 대해서는 "의미있는 승리, 값진 승리"라면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는 정 대표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지, 민주당이 잘했다는 칭찬은 아니다. '텃밭' 전주 2곳을 무소속연합에 내준 게 정 대표의 실책이라는 민주연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공천 분란'만 없었다면 3석을 확보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는데도, 당 지도부가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다.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한발 더 나가 "이번 재보선 결과는 정세균 체제에 대한 심판"이라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웁니다'에 출연해 "무소속연합을 당선시킨 전주의 민심은 정세균 대표 체제를 탄핵한 것"이라며 "그것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정동영 복당에 대해 "곧바로 복당을 허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반MB 전선의 교두보, 실마리를 마련했다"면서 "이제는 진보개혁진영을 통합해 본격적인 정권 심판 운동으로 승리해 나가야 하는데 작은 감정적 개입, 옹색한 입장으로 통합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통크게 판단해야 한다"며 복당 허용 결단을 내려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전주에 머물고 있는 정 당선자는 당분간 상경하지 않고 당선사례를 하며 지역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내 우호적인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하면서 복당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09.04.30 15:37 ⓒ 2009 OhmyNews
#민주당 #정동영 #정세균 #이종걸 #민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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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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