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참죽나무 역사교실

등록 2009.04.30 19:51수정 2009.05.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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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죽나무
참죽나무안병기
참죽나무 ⓒ 안병기

어렸을 적엔

해마다 이맘때면   

마당가에 늘어선 참죽나무

어린 순 따다가  

고추장 발라 튀겨

부각으로 먹었지요

 

멀구슬과에 속하는

참죽나무와

소태나무과에 속하는

가죽나무는

엄연히 과(科)가 다르지만  

생김새만은

쌍둥이처럼 꼭 닮아

구별하기 쉽지 않아서인지

제가 살던 남도에선 다들   

이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고

잘못 불렀지요

 

참죽나무 처지에서 생각하면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일  

속으로 펄쩍펄쩍 뛰었겠지만

한 번 그릇된 것

바로잡기란

쉬운 일 아니지요

잘못 흘러가는 세상

추세 바꾸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쉬운 일 아니지요

 

저 역시

4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가죽나무 아닌 참죽나무로

나무 이름을 바로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세월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흘러가야

근로자의 날이

노동자의 날로

바로잡힐까요?

 

2009.04.30 19:51ⓒ 2009 OhmyNews
#참죽나무 #노동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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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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