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아이들이 폭발을 앞둔 시한폭탄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조그만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지나가다가 조금만 스쳐도 '왜 때려!'하고 주먹이 세게 날아갑니다.
날이 갈수록 더 다른 사람이 잘난 꼴을 못 보고, 다른 사람 칭찬하는 꼴을 보아 넘기지 못합니다. 수업 시간에 잘한 아이를 칭찬하면 금방 '너 잘 났다!'하며 대답한 아이에게 눈을 흘기며 비아냥거립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된 것은 가정교육이 잘못된 탓도 아니고,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잘못 된 탓도 아니고, 아이들이 지금 너무 지쳐 있고, 아픈 탓입니다. 지금 자신이 지쳐 힘들고 아프니 조금만 건드려도 짜증이 나고, 남의 마음을 헤아려줄 겨를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너무 지쳐있고, 매우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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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나고 찢어져 꿰맨 내 마음' (6년, 여) ⓒ 이부영
▲ '상처나고 찢어져 꿰맨 내 마음' (6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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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상처나고 찢어져 꿰맨 내 마음
자신의 마음은 이런 저런 일로 상처받고 찢어져서 겨우 꿰매놓아 지금 너덜너덜한 누더기 모습이라고 합니다. 상처 받고 찢어진 채로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스스로 꿰매고, 다시 상처받고 찢어지면 또 꿰맵니다. 이것이 아이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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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세상을 몰라' (6년, 남) ⓒ 이부영
▲ '나는 이 세상을 몰라' (6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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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나는 이 세상을 몰라
세상은 왜 이렇게 복잡하기만 한 걸까요? 세상은 왜 우리를 힘들게만 하는 것일까요? 얼만큼 더 가야 희망이 보이는 것일까요? 우리는 세상을 잘 모릅니다. 언제 무슨 일이 닥쳐올지 모르는 세상, 마음이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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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다갔다하는 내 마음' (6년, 남) ⓒ 이부영
▲ '왔다갔다하는 내 마음' (6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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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왔다갔다하는 내 마음
마음 붙일 곳이 없어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한다고 합니다. 노란색이 환한 쪽은 좋은 곳이고, 검은색이 칠해진 어두운 쪽은 좋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차고 어둡고 복잡한 마음 한 쪽으로 따뜻하고 밝은 빛이 서서히 찾아듭니다. 밝은 빛은 곧 어두움을 거둬내겠지요? 이럴 때 이 아이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둠을 쉽게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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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에 희망의 빛이' (6년, 여) ⓒ 이부영
▲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에 희망의 빛이' (6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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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에 희망의 빛이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 속에 한 줄기 빛이 찾아와서 마음 속 어둠을 가르고 있답니다. 빛이 찾아왔으니 시커멓게 탄 마음도 곧 되살아날 거랍니다. 가는 빛 한 줄기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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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 속에서 선과 악이 싸우는 중' (6년, 여) ⓒ 이부영
▲ '내 마음 속에서 선과 악이 싸우는 중' (6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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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내 마음은 선과 악이 싸우는 중
마음 속에서 선과 악이 싸우고 있는데, 하지만 절대로 자신은 악한테 지지 않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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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가지고...' (6년, 여) ⓒ 이부영
▲ '희망을 가지고...' (6년, 여)
ⓒ 이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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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희망을 가지고....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봐야지요. 그래야 밝은 내일이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아이들은 힘들고 아픈 오늘을 견뎌내면서 힘을 냅니다.
아이들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참 장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여든 일곱 번째 '어린이 날', '아이들만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말을 다시금 되새겨 보아야 할 때입니다.
덧붙이는 글 | 화려한 행사가 많은 어린이 날에 어린이의 다른 면인 어린이들의 아픈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요즘 아이들, 많이 아픕니다. 사랑이 많이 고픕니다. 부모가 없는 아이가 사랑이 고픈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사랑이 고픈 아이들이 많습니다. 살림이 넉넉한데도 밥을 못 먹고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며 불량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짠해질 때가 많습니다.
2009.05.05 1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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