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기공식" vs. "한강-서해 잇는 새 물길"

이명박 대통령 참석 경인운하 현장 보고회 논란

등록 2009.05.06 18:10수정 2009.05.0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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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후 인천 서구 시천동 '경인아라뱃길' 중앙전망대에서 열린 경인 아라뱃길사업 현장보고회에 참석했다. ⓒ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후 인천 서구 시천동 '경인아라뱃길' 중앙전망대에서 열린 경인 아라뱃길사업 현장보고회에 참석했다. ⓒ 청와대 제공

경인운하 현장사업보고회가 6일 오후 2시 인천시 서구 시천동 경인운하 공사 현장 중앙전망대 인근에서 개최됐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이날 행사에 참가해 사실상 기공식의 의미로 행사가 진행됐다.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 사업을 한강과 서해를 잇는 새로운 물길 개척 사업으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현장 공사관계자 등을 격려하기 위해 보고회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사업보고회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서울·인천·경기도의 3개 광역자치단체장 및 각계 주요인사와 지역주민 등 약 4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이 대통령은 경인 아라뱃길(경인운하) 사업과 관련해 "강과 바다를 잘 활용하는 나라가 선진국인데, 강이 잘 활용되지 않고 바다가 삼면인데도 활용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과오라며, 터져야 할 게 막히면 발전할 수 없다"면서 "한강이 바다로 터져 사람과 상품, 문화, 역사 등 모든 게 흐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의 분단으로 길이 막혔던 한강이 서해와 연결되는 경인 아라뱃길이 생기면서 (물길이) 터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경과보고에서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수향8경, 자전거 전용도로, 녹지공간 등 다양한 친수공간과 친환경 쉼터를 조성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면서 "800년 민족의 염원사업인 '경인 아라뱃길' 사업이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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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 권우성

환경단체 "경인운하 도둑 기공식... 공사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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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재직 시절인 1983년 4월 연천댐 시공전 현대건설과 연천군수가 작성한 각서. ⓒ 한만송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재직 시절인 1983년 4월 연천댐 시공전 현대건설과 연천군수가 작성한 각서. ⓒ 한만송

하지만 이날 보고회장 인근 공항철도 검암역 앞에서는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운하백지화국민행동,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 소속 회원 100여 명이 "경부운하 사업 추진을 위한 시발점인 경인운하 공사를 위한 도둑 기공식"이라며, 경인운하 공사 추진 중단을 주장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인운하 착공을 지난 3월 25일 편법적인 행정절차와 졸속으로 진행하고, 경과보고회는 사실상의 경인운하 기공식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토해양부 및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 기공식 일정을 미리 정해 놓았음에도 불구, 비밀리에 기공식을 치르는 꿍꿍이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해명을 해야 한다"면서, "끊임없는 거짓으로 물든 경인운하 사업에 대해 어느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도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시절 건설한 연천댐이 1996년과 1999년 여름 두 차례 집중호우로 붕괴됐다"면서, "이에 대해 법원은 현대건설은 1차 붕괴사고를 통해 연천댐의 통수능력이 부족하다는 알고도 방호조치 의무를 하지 않아 2차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연천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규모의 국책사업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것은 명명백백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해 이들이 진행한 기자회견은 오후 1시경부터는 완전히 통제됐다. 경찰은 이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이 대통령이 검암역 앞을 통과하는 1시 30분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들을 완전히 포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06 18:10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인운하 #경인 아라뱃길 #이명박 대통령 #경인운하백지화 공동대책위원회 #연천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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