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 MB악법부터 철회하라"

[스팟인터뷰] 민주당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

등록 2009.05.15 17:53수정 2009.05.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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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 유성호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 유성호

"정부 여당이 진정한 마음으로 쇄신을 희망한다면, MB악법을 먼저 철회하는 게 옳다."

 

15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강래(3선, 전북 남원-순창) 의원은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4.29 재보선은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자 공간이었다"면서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6대0으로) 패배한 것은 내부 쇄신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민심 이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심 이반은 잘못된 정책과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입법전쟁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MB악법을 자진 철회하는 게 진정한 쇄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숫자로 보면 개헌만 빼놓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선제적 공격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밝혀 강경 투쟁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단결과 통합'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당선이 곧 민주당 내부의 노선투쟁이나 계파갈등의 시작으로 평가되는 점을 경계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원내대표는 "밖에서 보듯 우리 당내에 큰 계파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언제든지 거대 공룡여당과 싸울 수 있도록 내부의 통합과 단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동영 의원의 복당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자세다. 먼저 정세균 지도부와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는 반드시 복당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이 원내대표는 명지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6~18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17대 국회에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초대 안기부 기조실장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도와 선대위 기획실장을 맡은 바 있다.  

 

다음은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 원내대표 경선 정견발표에서 6월에 MB악법을 한나라당이 자진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정부 여당이 진정한 마음으로 쇄신을 희망한다면 MB악법을 철회하는 게 옳겠다는 강한 소신을 피력한 것이다. 4.29 재보선은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자 공간이었다.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6대0으로) 패한 것은 한나라당의 내부 쇄신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다. 민심 이반 때문이다. 잘못된 정책,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입법전쟁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다. 지금이라도 MB악법을 자진 철회하는 게 진정한 쇄신이라고 본다."

 

- 6월에 MB악법을 한나라당이나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그렇게 하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아니냐. 국민이 뭘 원하는지 외면하는 짓이다."

 

- 차기 원내대표부는 어떻게 구성할 생각인가.

"지금껏 정치를 하면서 원내대표단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지 못했는데,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치가 많이 달라졌다, 정치의 중심이 국회로 옮아갔구나 하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직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당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것이다. 원내대표단 구성을 보고 잘하겠구나 기대를 갖도록 많은 의견을 들어서 하겠다."

 

- 당내 소통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많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리 당 의원들의 문제의식을 잘 안다. 분명한 것은 밖에서 보듯 우리 당 내부에 큰 계파가 있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엔 친이-친박이 있다. 결국 얼음과 불의 관계로 변해 갈 것으로 본다. 도저히 같이 못 있을 것 같다는 불신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게 아니다. 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뒷자리에 계신 분들 의견을 많이 청취해서 지도부에 전달하는, 소통과 화합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정동영,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는 복당해야"

 

- 민주당 지지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복안이 있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가진 불신, 편견을 털어내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다. 나는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민주당은 늘 국민을 의식하고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한나라당, 진보정당과 정책 차별화를 통해 민주당이 뭐가 나은지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는 내부의 통합과 단결이다. 거대공룡 한나라당은 숫자로 보면 개헌만 빼놓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선제적 공격으로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단결된 힘으로 싸움에 임해야 한다. 셋째로 선명 야당, 강한 야당의 면모를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 경쟁에서 한나라당에 승리해야 한다."

 

- 현재 민주당은 전국정당화 비전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은 벌써 전국정당이다. 한나라당보다 국회의원 분포도를 보면 지역적으로 훨씬 넓게 분포하고 있다. 다만, 과거 지지율이 가장 높았을 때가 2004년 총선 뒤 몇 개월 동안이었는데, 그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고 깨지다보니 지지기반이 매우 협소해졌다. 지지율을 35~40%로 끌어올려야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 정책 중심으로 가다보면, 마지막에는 전국정당화가 저절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런 전략으로 가겠다."

 

- 정동영 의원 복당 문제가 최대 현안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 의원은 당선됐고, 6월이 되면 국회나 상임위장에서 분명 만날 것이다. 또 전북을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에는 정동영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정동영 복당 문제를 방치하게 되면 결국은 민주당 지도부가 됐든, 정동영이 됐든 간에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2012년 총선, 대선까지 가는 대단히 중요한 길목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자칫 분열로 망칠 수 있다는 점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지도부도 고민해야 한다. 다만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에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나는 정세균-정동영과 개인적으로 가장 가깝다. 중재해서 풀어내려고 한다." 

 

- 이종걸 의원과 단일화를 했는데, 강경 노선의 이 의원이 내세운 공약은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가.

"나는 이종걸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다 하더라도 나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내대표,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내 생각, 행동, 결정이 이 의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만 (내가) 지도부에 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는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함께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겠다."

2009.05.15 17:53ⓒ 2009 OhmyNews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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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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