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형률, 원폭피해2세 4주기 추모제 엽니다

등록 2009.05.20 11:02수정 2009.05.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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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피해 2세 고 김형률 추모제가 오는 23일 오전 부산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2007년 민주공원에서 열린 2주기 추모제 때 분향하는 고인의 부친인 김봉대씨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원폭 피해 2세 고 김형률 추모제가 오는 23일 오전 부산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2007년 민주공원에서 열린 2주기 추모제 때 분향하는 고인의 부친인 김봉대씨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아! 김형률."

 

한국 원폭 2세 피해자 고 김형률(1970~2005)씨 4주기를 맞아 추모제가 열린다.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 추모사업회'(회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부산 민주공원(관장 이광호)은 오는 23일 오전 11시 부산민주공원 소극장에서 "한국원폭2세 피해자 김형률 4주기 추모제"를 연다.

 

한국 최초로 '히로시마 원폭 2세 피해자'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했던 김형률씨. 고인의 어머니는 1940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는데, 여섯 살 때인 1945년 원폭이 떨어져 피해를 입었다.

 

어머니는 해방 뒤 한국으로 건너와 고향인 경남 합천에서 살았다. 고인은 '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동생은 1년 6개월만에 세상을 떴고, 그는 어려서부터 '선천성 면역 글로블린 결핍증' 등을 앓다가 2005년 5월 29일 부산 자택에서 피를 쏟으며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인은 2003년 3월 '원폭 2세 환우'라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인 최초로 밝혀 관심을 모았다. 고인은 2003년 '원폭 2세 환우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한홍구 교수와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활동가 김영환씨 등이 2006년 '추모 사업회'를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벌여 오고 있다. 해마다 추모제와 사진전, 기념 자료집 발간 등을 열고 있다.

 

추모사업회는 "오는 29일은 고통스러운 병마를 견뎌가며 한국의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환우의 인권을 위해 그리고 핵무기,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온몸을 던져 싸우던 중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한국원폭2세피해자 고김형률 님의 4주기가 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추모사업회는 "이번 추모제에는 한국의 원폭피해자를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고 김형률 님을 기억함과 동시에 평화의 마음을 모으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제는 '평화를 위한 묵념'에 이어 이광호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고인의 약력소개와 추모영상(박일헌) 상영, 경과보고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홍구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과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지부장이 추모사를 한다.

 

고인의 부친인 김봉대씨가 유족대표 인사를 하고, 헌화와 분향으로 추모제를 마친다. 고인은 영락공원에 묻혀 있는데, 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영락공원으로 이동해 참배한다.

 

추모사업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국회에 제출된 '한국인원폭피해자진상규명및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안)'이 빨리 처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법률안은 2005년 8월 조승수 의원(당시 민주노동당)이 17대 때 제출한 것인데 상정되지 않아 폐기되었고, 18대에 들어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합천함안의령)이 내용만 조금 다르고 제목은 같은 법률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김형률 #원폭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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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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