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퇴근길 군포역에서 5624번 버스를 내린 후 업무중에 안경 코걸이 한쪽이 떨어져 이를 손보기 위해 안경점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여러 안경점을 그냥 지나쳐 앞쪽에 안경렌즈 세척기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밖에 놔두고 가게를 운영하는 그 집에 들렀습니다.
이 가게에서 안경을 맞춘건 아니었지만 저녁에 있을 약속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였기에 무조건 수리해보기로 맘 먹고 들렀습니다.
50대 중반의 중후한 분위기의 사장님에게 이거 손볼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전에 안경을 맞춘 곳에선 무조건 비싼 걸 사용해야 눈에 좋다는 식으로 수입안경테를 강요해서 몸에 안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항상 거추장스런 느낌이었는데 이 가게 역시 혹시 수입테라고 비싸게 부르는 건 아닐까 내심 고민이었는데.
사장님 말씀하시길 조그만 플라스틱 모금함을 제 앞에 내려 놓으시면서 "천원짜리 한장 넣으세요" 이렇게 얘기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모금함에 붙어있는 문구를 들여다 보니 나보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되는 내용이더군요. 안경을 맡긴후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모금함에 넣으려는데 모금함 안이 꽉차서 집어 넣기가 힘들더군요.
아하, 사장님도 기부의 대가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천 원짜리 한장 가지고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는 생각에 저 자신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오늘 일을 통해 기부라는 게 수백, 수천만 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나눔을 통해 이웃과 함께 한다는 교훈을 얻은 따뜻한 퇴근길이었습니다.
2009.05.22 09:36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