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향하던 박근혜 전 대표, 결국 발길 돌려

빈소측 "현지 사정상 조문 여의치 않다" 만류... '조문 무산' 김형오 의장, 보도자료로 애도 뜻 대신

등록 2009.05.24 17:32수정 2009.05.24 18:05
0
원고료로 응원
[기사보강 : 24일 오후 6시 05분]

24일 경남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려 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발길을 돌렸다. 현지의 성난 민심 때문으로 보인다.

애초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비행기로 김포공항을 출발, 김해공항에서 봉하마을로 향하던 중 빈소 관계자들의 만류로 조문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박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변호사와 통화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빈소 관계자 "오늘은 조문 않는 게 좋겠다"... 사고 우려한 듯

a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 권우성

박 전 대표와 함께 봉하마을로 이동 중이었던 이정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봉하마을로 가던 중 빈소 관계자들이 '오늘 조문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내일 서울에 차려질 공식(국민장) 분향소에서 뵙길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한나라당 의원들의 조문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우려해서다.


이 의원은 "안그래도 경황이 없을텐데 조문으로 번거로움을 드려서는 안될 것 같다고 판단해 그쪽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일행은 결국 오후 4시 50분쯤 봉하마을 진입로인 공단 삼거리에서 차를 돌렸다.

대신 박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해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미니홈피에 검은 옷을 입고 묵념하는 사진과 함께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조문 무산, 김형오 국회의장... 보도자료로 애도 뜻 대신해

한편,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봉하마을 빈소를 찾았다가 주민들의 항의와 '물세례'에 조문을 포기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보도자료로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봉하마을을 떠나면서 "너무나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유족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릴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고 의장실 측은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대통령의 불행은 나라와 헌정사의 불행"이라며 "역대 대통령의 수난과 비극의 역사를 극복하고 청산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문은 무산됐으나 향후 조문기간 중 상황이 허락되는 적절한 시기에 다시 조문할 예정이라고 의장실은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3. 3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4. 4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5. 5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