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언어와 흑백사진의 매력 잘 보여준 전시회

[리뷰] 이희상 사진전 '배회'

등록 2009.05.26 09:17수정 2009.05.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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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광화문, 2003

안녕하세요,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광화문, 2003 ⓒ 이희상

안녕하세요,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광화문, 2003 ⓒ 이희상

a  배회,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워커힐, 1994

배회,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워커힐, 1994 ⓒ 이희상

배회,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워커힐, 1994 ⓒ 이희상

 

 

 이희상은 오랫동안 도시의 중심부와 외곽풍경을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작가가 관심을 갖고 시선을 보내는 대상들은 무엇인가 특별한 사물이거나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작가가 프레이밍을 하고 셔터를 누르고 잠상이 필름에 맺히는 순간에 언어나 문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상언어 혹은 사진 장면으로 재구성되어져서 의식세계를 이탈한 최종 결과물로 존재하게 된다.

 

  작가는 카메라워크가 세련되고 어느 다른 작가들보다도 감각적이다. 그 결과 가장 사진적인 결과물을 생산하는 중견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 갤러리 룩스에서 전시한 '배회'라는 제목의 개인전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다.

 

a  여인들과 소녀,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압구정, 1994

여인들과 소녀,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압구정, 1994 ⓒ 이희상

여인들과 소녀,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압구정, 1994 ⓒ 이희상

a  슬픈 기린,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과천대공원, 1998

슬픈 기린,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과천대공원, 1998 ⓒ 이희상

슬픈 기린,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과천대공원, 1998 ⓒ 이희상

a  투영,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옥인동 , 1995

투영,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옥인동 , 1995 ⓒ 이희상

투영, 36 x 36cm, gelatin silver print, 옥인동 , 1995 ⓒ 이희상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작가가 자신의 감성적 코드와 일치하는 장면과 공간을 직관적으로 찍은 흑백사진들이다.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대상들이지만, 카메라 렌즈를 거치면서 영상언어로 변화되어 작가의 무의식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텅 비어 있는 특정한 공간이나 특정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찍었지만, 사람이 차지하는 시각적인 비중이 그다지 크지는 않다. 그런데 작품에 사람이 등장하거나 등장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보이기보다는 현실의 틀을 벗어나서 발생하는 그 무엇처럼 느껴진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은 언어적인 틀을 벗어난 사진영상 그 자체의 새로운 의미에 빠져들게 된다.

 

새로운 매체환경이 펼쳐지고 있지만, 작가는  사진적인 사진과 전통적인 스트레이트 사진미학을 고집하는 사진가 중 한사람이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에서도 작가의 그러한 사진철학이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별한 수사법을 선택하여 시각화 한 결과물은 아니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작가의 프레이밍이 유효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서 영상언어 그 자체가 발생한 결과이다. 영상언어와 흑백사진의 매력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 전시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2009. 5. 20 – 5.26 갤러리 룩스

2009.05.26 09:17ⓒ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2009. 5. 20 – 5.26 갤러리 룩스
#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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