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6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법원에 의해 보석이 허가돼 석방이 되자마자 달려온 것이다. 환하게 웃고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그를 맞았다. 그는 국화 한 송이를 올렸다. 그러면서도 연신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라며 흐느꼈다.
그는 특히 "내가 나오기를 그렇게 기다렸다고 하던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해후로 봉하마을은 더욱 깊은 슬픔 속에 잠겼다.
'벼락 맞은 강금원'과 '면목 없는 노무현'의 상봉밤 8시 38분, 당초 예정시간보다 10여 분 늦게 봉하마을에 도착한 강금원 회장의 얼굴은 덥수룩한 수염으로 초췌해 보였다. 그의 두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올려놓고, 향을 피웠다. 그러고는 힘겹게 절을 올렸다. 분향을 마친 강 회장은 상주석에 있던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특히 강 회장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을 발견하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 덥썩 끌어안고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 옆에 있던 양정철 전 비서관도 한참을 부둥켜안았다. 조문객들 사이에서는 "용기 내세요", "건강하세요"라는 격려가 터져 나왔다.
강 회장은 곧바로 한명숙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안내로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갔고, 빈소 앞까지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딸 정연씨와 함께 빈소로 들어가 조문을 마쳤다. 마을회관 밖으로 나온 강 회장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앞에 섰지만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여전히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잔뜩 맺혀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 "(지난주) 화요일 내가 나오기를 그렇게 기다리셨다고 하던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 뒤로 아무도 안 만났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