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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당신의 죽음으로 온 세상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리움과 연민, 절망과 분노, 충격으로 뒤범벅이 된 감정이 이 마음 저 마음으로 전이되어 전국의 분향소는 연일 사람들의 물결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단순하게 살아온 무지렁이들이 빈소에 다 모였습니다. 멍하니 넋을 놓고 국화꽃 속에서 미소 짓는 당신의 영정을 바라봅니다.
"죽고자파도 참고 산디, 꾹 참제 그랬소!"
"짠한 거~ 얼마나 분했으면 그랬을까?"
"바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5월23일 아침에 날아든 당신의 서거소식은 온 국민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습니다. 생전에 사랑해주지 못한 마음에 미안함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힘든 세상, 서럽고 눈물 난 오월에 비보가 날아들어 아픈 마음이 더했습니다.
슬픈 5월에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경상도 친구
5월 광주는 아물지 않은 참담하고 생생한 고통의 상처가 있어서 슬픕니다. 광주(전라도)의 오월은 서럽습니다.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80년 민중항쟁 학살자들의 만행을 다그치던 노무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열정적인 그 모습은 광주 시민들의 한을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의 희생으로 지역감정 해소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가난한 서민들이 이 땅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함께 꿈꿔왔기에 오월 광주(전남)의 정서와 통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런 각별한 인연 때문만은 아닙니다. 소박하면서도 서민적인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슬픔의 눈물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됩니다. 오열과 통곡 속에 가슴이 쩍쩍 갈라집니다. 가슴이 찢기고 갈라지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당신을 보고픈 마음이 사무치기 때문입니다. 신념으로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당신의 굴곡 많은 인생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우리 곁을 든든히 지켜줄 것만 같았던 당신이 홀연히 떠나갔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온통 당신을 추모하는 글들 뿐입니다. 남긴 발자취가 워낙 큰 까닭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사진으로 당신을 만났습니다. 천진난만한 꼬마 노무현, 군 복무시절, 결혼, 조기 축구회의 노란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인권변호사, 5공 청문회에 이어 대통령 취임, 탄핵, 자연인이 된 노무현의 모습까지.... 그 모습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가슴속에 곱게 간직해봅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당신의 추모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아마도 서민의 친구로 평범하게 살다간 당신의 인생철학 때문일 것입니다. 한때는 대통령이었지만 항상 우리와 같은 서민처럼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힘들고 팍팍한 삶이지만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슬픔과 그리움뿐입니다.
29일 오전 11시에 경복궁 앞뜰에서 국민장으로 치러질 당신의 장지는 생전에 유언대로 고향 봉하마을이라고 합니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라는 당신의 유언에 따라 사저가 바라보이는 생가 뒷동산에 봉분마저 생략한 평평한 묘에 작은 비석 하나가 세워질 예정이랍니다.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마치고 나면 유해는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한 후 고향 봉하마을로 옮겨져 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게 된다고 하니, 이제 북받치는 서러움을 어찌 억누를까요.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작은 비석에 새겨질 글귀는 참여정부의 윤태영 전 비서관이 중심이 되어 선정한답니다. 작은 비석에는 어떤 글귀가 새겨질까요.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생전에 품었던 희망 홈페이지'사람사는 세상'의 문구를 넣어 '바보,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다'가 좋지 않을까요. 비석에 새겨질 문구를 가만히 떠올려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www.jeonladonews.com),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28 17:0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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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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