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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 의원 시절 첫 대정부질문 발언 내용이 28일 YTN <돌발영상>을 통해 다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7월 8일 첫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서 초선의원의 기개와 함께 약자 배려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강력히 피력했다. 이중에는 "이상적인 사회는 살기가 힘들어서,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없는 세상"이라는 발언도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초선의원 노무현은 우선 국무위원에게 "성실한 답변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국무위원들을 거침없이 몰아붙인다.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입니다. 저는 국무위원 여러분께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청년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은 감옥에서 가서 참회해야 될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온갖 도둑질을 다 해먹으면서 바른 말 하는 사람 데려다가 고문하고 죽이는 바람에 생긴 일이니까. 그 사람들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게 무슨 대책이 있으리라고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본인의 소신이 이어진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와 농민이 다 함께 잘 살게 되고 임금의 격차가 줄어져서 굳이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고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안 올라가도 사람 대접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그는 초선의원 시절부터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을 바랐지만 21년 후 바로 그 이유로 사저 근처 야산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임장혁 YTN <돌발영상>팀은 국회 사이트에서 1988년 당시 노무현 국회의원 당시 육성과 속기록 등을 찾아내 편집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눈물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bad***maru'은 "당신의 정의는 이 세상에 살아 숨쉴 것이다. 당신과 같은 정치 지도자를 가졌음에도 지키지 못 한 제가 부끄럽다"는 댓글을 남겼으며 '깃발********'는 "21년전부터 노무현은 항상 사람이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말을 해왔다. 그런데 우리는 그가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면서 "올바른 신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이가 있었음을 기억하자"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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