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봉 가는 길에서. 금정산성의 성벽이 참 예쁜 길이다.마치 우리들 삶의 여정을 보는 듯했다.
김연옥
지난 23일 나는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부산 금정산(金井山, 801.5m) 산행을 나섰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와 경남 양산시 동면에 걸쳐 있는 금정산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금색 물고기의 설화를 품고 있는 영산(靈山)이다.
얼마 전 마음 맞는 몇몇 친구들끼리 작은 산악회를 만들었다. 사실 말이 산악회이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조그만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신두진 선생님, 유치원서 놀이 수학을 지도하는 조수미씨, 그리고 한때 귀금속공예를 했던 이미영씨 등으로 무엇보다 하하 호호 웃으며 느긋한 산행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우리 일행이 범어사(梵魚寺,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50분께. 우리나라 일주문 가운데 걸작품으로 평가 받는 조계문(曹溪門, 보물 제1461호) 쪽으로 천천히 올라가고 있을 때 조수미씨의 손전화가 울렸다. 갑작스레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 그런 것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정신이 얼떨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