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시대에 어울리지않는 '의인' 노무현의 꿈 이어

등록 2009.05.29 10:16수정 2009.05.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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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추모 열기가 뜨겁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이러한 추모 열기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의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대한민국의 역사 가운데 드물게 나타난 의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시정잡배와 같은 이들에게 죽음을 당했다는 억울함에 대한 정서가 거대한 추모열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듯합니다.

 

바르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상징',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 분은 불의한 시대에 어울리지 않았던 의인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인간의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자 하는 이들 편에 서서 불의한 구조와 맞서 싸우는 무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무모함이 그를 바르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불의한 구조 속에서 혜택을 누리던 지배세력들은 검찰과 조중동과 같은 비대(肥大)언론을 적극 활용하여 노 대통령을 자기들과 다르지 않은 부패한 정치인으로 포장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습니다. 그들은 '권력을 가지면 누구나 부패한다'라는 '그들만의 진리'를 증명하여 바르게 살고자 하는 이들의 희망을 꺾어버리고자 했습니다. 희망을 꺾고 패배의식을 부추겨 통치하기 쉽도록 만들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희생양은 바르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상징'인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불의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의인', 노무현 대통령

 

정치적 살해를 꾀했던 그들의 의도를 넘어 검찰과 언론에 의한 무자비한 인격살해와 지인들의 고통은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여금 시대를 등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불의한 구조와 맞서 싸우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그 분은 불의한 구조에 의해 타살을 당했습니다. 시대를 거슬러 의롭게 살아가기에는 불의한 세력들의 힘이 너무 비대한 시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보며 의인 10명이 없어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소돔과 고모라가 떠오릅니다. 왜 소돔과 고모라에는 의인이 10명도 없었는지 자문해봅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사회적 약자인 나그네를 대접하려 하는 의로운 롯을 죽이려 합니다. 불의가 만연한 소돔과 고모라에서 불의한 시대와 구조를 거슬러 살아가려는 의인은 눈엣가시처럼 불편했나 봅니다.

 

불의가 만연한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들이 살기에는 너무도 척박한 땅이었기에 의인들은 소돔과 고모라를 등지고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의인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척박한 땅, 소돔과 고모라의 전철(前轍)을 따라가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을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이어..

 

의인의 죽음은 시대의 위기를 진단하는 바로미터입니다. 의인이 살기 힘든 시대는 필연적으로 혁명, 파시즘, 전쟁 등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함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거대한 추모열기는 순간적인 감성적 자극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는 팍팍한 현실로 인해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들을 각성하는 열기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뜨거운 추모열기는 불의한 구조를 통해 '타인을 착취하며 유지되는 세상'을 지속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모두가 공존하며 어울릴 수 있는 '사람사는 세상'을 일구고 살아가는 기운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불의한 시대에 저항했던 의인, 시대를 각성시킨 희생양,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29 10:16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불의 #노무현 #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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