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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주년이 되었군요.
광화문을 아니 전국 거리를 가득 수놓았던 촛불 타오름이 연일 계속 되었던 때가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하고 난 후 가장 먼저 저지른 일이 미국에 건너가 수입소고기 개방에 서명한 일이었지요.
동영상으로 본 미쳐 날뛰다 픽픽 쓰러지는 소, 끓는 물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미치게 하는 성분. 10년 후에나 발작 증세가 나타난다는 등의 보도 자료를 보면서 섬뜩한 기분이 들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주야간 근무에 비정규직 노동자인 저는 시간 내기가 어려운 현실이었지만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딸이랑 짬을 내어 참석했었습니다. 처음엔 말주변이 없어 그냥 앉아 듣고만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할것없이 '시민발언대'에 참여해 나름 자신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특히나 여중생, 여고생들이 나와서 "대통령 할아버지 우린 미친소 먹기 싫어요. 제발 미친소를 수입하지 말아 주세요"라며 울먹일 땐 가슴 뭉클한 전율마져 느껴졌습니다.
손에 손마다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수많은 가족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용기내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펼치는 걸 보고 저도 용기를 내어 시민발언대 신청 후 무대에 올라 보았습니다.
무대 체질이 아닌지 막상 딸이랑 오르긴 했으나 앞이 캄캄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가슴은 콩닥콩닥 떨려 왔구요. 딸에게 한 마디 하라고 마이크를 넘겼더니 부끄러운지 마이크를 밀치더군요.
전국적으로 촛불문화제가 절정에 오르던 그 날 저는 딸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던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자동차 사내 하청에 다니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이러다 업체에 밉보여 잘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제가 무대에 올라 한마디 하려는 것은 사랑하는 우리 자식들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여러 보도와 자료를 보아하니 그넘의 미치게 하는 성분은 고래 심줄보다 질긴지 한번 발병하면 약도 없고 백신도 없답니다. 바이러스도 아닌것이 세균도 아닌 것이 끊는 물에 넣고 푹푹 삶아 먹어도 걸리고 구워 먹어도 걸린다네요. 먹어도 당장엔 해가 없지만 몸 속에 잠재해 있다가 발병은 10년후부터랍니다.
한번 발병하면 치사율 100%라니 무섭지 않을수 없습니다. 집권자와 집권당은 미친소로 의심되면 안사 먹으면 될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안사 먹으면 그만이죠. 그러나 이런 경우는 어쩔 겁니까? 닭고기 돼지고기보다 싸구려 미친소니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급식과 군대 급식 등에 무작위로 납품되는 미국산 수입소는 어쩔거냐구요. 전국의 수많은 식당은 또 어쩔 겁니까? 모두 싸구려 미국소를 재료로 음식을 조리해 내놓지 않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덧붙이는 글 | 촛불이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 '응모글'
2009.06.03 14:1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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