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의 서울표정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에 소장된 한국전쟁 사진(2)

등록 2009.06.05 08:56수정 2009.06.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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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국전쟁 사진들은 필자가 2005년 11월 29일 ~ 12월 10일까지 미국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 주 칼리지파크에 있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5층 사진자료실에서 수집한 것입니다.


a 1950. 6. 26. 서울 중심부 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의 서울표정으로 겉으로는 평온하다.

1950. 6. 26. 서울 중심부 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의 서울표정으로 겉으로는 평온하다. ⓒ NARA(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


1950년 6월 26일

아침 일찍 버스정류장에 나가서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다리는 손님이 여느 날처럼 많지 않았다. 이윽고 생각해 보니, 어제의 전투개시로 말미암아 버스가 징발된 듯싶다.

걸어서 학교에 나갔더니 하룻밤 사이에 거리가 어쩐지 술렁술렁하다. 어제 저녁 무렵부터 밤 사이에 멀리서 천둥하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더니 오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북군이 38선을 넘어서 의정부 방면으로 쳐들어오는 대포 소리라 한다. …

오늘 하루 호외가 두 번이나 돌고 신문은 큼직한 활자로 "괴뢰군의 38선에 긍(亘)한 불범남침"을 알리었다. 은은히 울려오는 대포소리를 들으면서 괴뢰군에 대한 비방과 욕설로 가득찬 지면을 대하니, 내일이나 모레쯤은 이 신문의 같은 지면이 괴뢰군에 대한 찬사와 아부로 가득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었다.

시시각각으로 더해 가는 주위의 혼란과 흥분과는 딴판으로 신문보도는 자못 자신만만하게 "적의 전면적 패주"라느니, "국군의 일부 해주시 돌입"이라느니, "동해안 전선에서 적의 2개 부대가 투항"이라느니, 하는 낙관적인 소식들을 전하여주고 있다.

- 김성칠 지음 <역사 앞에서> 창작과 비평사 56~59쪽에서 뽑음

a 1950. 10. 2. 인천 인적사항을 목에 건 북한 인민군 포로들로 피복지급을 기다리고 있다.

1950. 10. 2. 인천 인적사항을 목에 건 북한 인민군 포로들로 피복지급을 기다리고 있다. ⓒ NARA

덧붙이는 글 | 이 사진들은 눈빛출판사 발간 <지울 수 없는 이미지 2>에도 실려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사진들은 눈빛출판사 발간 <지울 수 없는 이미지 2>에도 실려 있습니다.
#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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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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