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지방경찰청 김한수 계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효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아무개(45) 경호관은 몇 차례 진술을 번복했다. 지난달 23일 경호관은 "바위에 도착한 뒤 쉬는 도중 대통령이 등산로 아래에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경호관이 제지하는 사이 대통령이 뛰어 내렸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 진술이었다.
경호관은 2차 진술 때(5월 25일) "바위에 도착한 뒤 대통령으로부터 '정토원 법사가 계신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고 정토원에 다녀온 사이 보이지 않아 대통령을 찾아다니다가 새벽 6시 45분경 대통령을 발견하고 조치하였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경찰은 "대체로 진상에 가깝게 진술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호관은 3차 진술(5월 26일) 때 진술을 또 번복했다. 경찰은 "2차 진술에서 밝힌 '대통령 심부름으로 정토원에 다녀온 사실'을 바꾸고, '부엉이 바위에서 등산객의 시선을 유도하는 10여 초 사이에 대통령이 사라졌고, 대통령을 찾기 위해 봉화산 등산로를 찾아다니다 정토원에 들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호관은 4차 진술(5월 27일) 때 3차 진술을 다시 번복하여 2차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했고, 5차(5월 31일), 6차(5월 31일)에서 대통령의 동선과 자신의 행적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하여 각 시간대를 특정하는 보강진술을 하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경호관은 대통령 경호처에 허위보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호관은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면죄부를 만들려고 시도하였으며, '등산객을 제지하기 위해 돌아보고 있던 사이 대통령이 실족하였다'는 내용으로 상부에 허위보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점, 당시 상황을 최초부터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고 번복함으로써 의혹들만 증폭된 점에 대해 심각하게 자책하고 있는 등 매우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경호관은 현재 대통령 경호처에서 보호하고 있다. 경찰은 이 경호관에 대한 수사에서 거짓말 탐지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서] "유서 파일 조작 가능성은 없다"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던 당일 사저에는 부인 권양숙씨와 장남만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문용욱 비서관은 경호관으로부터 "대통령께서 미끄러져 많이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고 진영 세영병원에 도착했다.
경찰은 "문 비서관은 '최근 검찰수사로 힘든 시기였고 정토원이나 봉화산에는 거의 가시지 않으셨기에 노 전 대통령의 뜻으로 이번 사고가 일어났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 간단한 메모 정도는 자필로 하지만 문서 같은 것은 항상 컴퓨터로 작성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아무개 비서관한테 전화하여 컴퓨터를 찾아보라고 했다'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박 비서관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사저에 도착해 노 전 대통령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크다"는 제목의 한글 파일을 찾았다. 박 비서관은 인쇄기가 없어 이날 오전 7시 56분경 자기 메일로 전송한 뒤 사저 사무실에서 유서를 출력했다.
경찰은 "유서는 박 비서관이 김경수 비서관에게 전달하고, 유족측 정재성 변호사를 통해 당일 오후 1시경 경찰에 입수되었으며, 유족측의 동의 하에 면민한 디지털 증거 분석결과 작성시간과 저장 시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당시 사저에는 가족 외에 타인이 없었고, 유서 파일이 작성된 컴퓨터가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컴퓨터이며, 당일 새벽에 대통령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유족측의 진술, 디지털 증거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유서 파일의 조작 가능성은 없다"고 제시했다.
또 경찰은 "추가 유서가 있다는 일부 추측에 대해, 정재성 변호사가 '추가 유서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경찰에서도 다른 유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호처의 조직적 은폐 여부] "경호처, 조직적 은폐는 없다"경찰은 "여러 자료 등을 종합해 볼 때 경호처의 조직적 은폐나 은폐시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아무개 경호관은 서거 당일 세 차례 경호처에 보고했는데, 경찰은 "'실족했다' 등 허위로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차 조사가 시작되자 당직과장인 오아무개 경호관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생각으로 신아무개 경호관(사저 경호)에게 '사실이 어떻게 된거냐, 사실대로 이야기해 봐라'고 하자 '사실은 대통령을 놓쳐 찾아다녔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는 것.
경찰은 "이 경호관이 허위의 내용을 상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상사와 동료 등이 상호 말 맞추기를 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통화내역과 송수신문자 내역에서 의심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CCTV와 근무일지 등 객관적 자료에 대한 조작시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5월 23일 행적.
윤성효
[이아무개 경호관 처벌 여부] "형사처벌 하지 않는다"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아무개 경호관에 대해 형사처벌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경호처의 자체 징계처분은 경호처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 자료를 경호처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체대 김두현 교수(안전관리학)는 "반드시 경호관 2명 이상 경호해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고, 봉하마을처럼 요인에게 아주 우호적인 경호 환경, 익숙한 지형지물에 대한 반복된 학습, 많은 경호 인원을 배치하기 어려운 근무환경 등을 종합할 때 1인 경호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대 김명용 교수(법학)는 "경호 대상자인 요인의 지시에 따라 심부름을 간 행위에 대해 명시적 판례는 없으나 상사의 지시에 따른 행위는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라 할 수 없어 면책된다는 독일 판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법학, 수사 관계자들은 경호관의 주의 의무 위반은 논할 수 있어도 직무에 대한 의식적 방임이 없어 직무유기로 형사처벌은 곤란하는 것이 중론이다"고 밝혔다.
[인터넷 등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타살 의혹은 없다"보조자료를 통해, 경찰은 이날 '사망장소에 혈흔이 없다'거나 '누군가 밀어서 추락했다' 등 타살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찰은 "추락 지점의 혈흔은 흙 속에 스며들거나 주변 나뭇잎, 돌계단, 이정표 등 승차지점까지 이동로에 따라 묻어 있었다"고 밝혔다.
실족사 의혹도 일축했다. 경찰은 "실족이나 인위적 추락시 발견되는 손바닥에 나타나는 찰과상이나 특기할 손상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실족 또는 타살되지 않고 스스로 바위에서 투신하였다는 방증이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입고 있었던 상의를 누군가 사건 발생 후에 현장에 갖다 놓았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산책 당시 입었던 상의 콤비는 추락 후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을 바위 아래 공터까지 호송하는 과정에서 추락지점으로부터 11m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현장 실황조사에서 확인되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법적 효력이 없는 컴퓨터로 유서를 작성했을 리 없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유서는 법률적 관계에 대한 내용이 아니고 본인의 심경을 정리하기 위해 작성되었기에 법에서 요구하는 유서의 형식적 요건은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간단한 메모 이외에는 자신의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했다는 비서관의 진술, 유서가 조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유가족의 진술 등으로 볼 때, 유족이 공개한 유서는 노 전 대통령이 당일 직접 작성한 유서"라고 판단했다.

▲ 5일 경남지방경찰청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진 뒤, 경호관 차량이 사저 경호동 앞을 지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윤성효
[앞으로] 수사본부 해체, 김해서부경찰서 중심 전담팀은 유지이노구 경남경찰청 수사과장은 "오늘 보도자료를 먼저 유족측에 보냈고, 유족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현장실황조사 때도 유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에서 서거 당일 아침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씨한테 같이 산책가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이 과장은 "유족들은 같이 산책 가자고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서거 당일 아침 노 전 대통령이 컴퓨터 타자를 치는 소리를 유족들이 들었다고 밝혔다"고 이 과장은 전했다.
경남경찰은 이날 종합수사결과 발표로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앞으로는 김해서부경찰서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두어 제보사항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 하루 전날 사저에서 부인·아들과 함께 정원수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경찰은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경호관과 함께 나서는 장면과 추락한 뒤 탑승해 사저 경호동 앞을 지나는 차량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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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모습 경남지방경찰청은 5일 오후 3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최종 수사발표를 통해 서거 당일과 전날 사저에서 촬영된 CCTV 화면을 공개했다. ⓒ 오마이TV

▲ 이노구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장.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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