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박근혜 "쇄신 얘기는 다음에..."

박희태 대표 립서비스에도 '묵묵부답'

등록 2009.06.05 20:42수정 2009.06.0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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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은 4일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 남소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은 4일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 남소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무관의 제왕'이라 부르면서 한껏 추켜세우는 동시에 '원천적인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친박복당 의원 중심 연구모임인 여의포럼이 주최한 창립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면서 "오늘은 박근혜 전 대표께서 참석하셨는데, 우리나라 무관의 제왕 아니냐"며 "무관의 제왕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희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박 전 대표 옆 자리에 앉은 '친박 좌장'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국회에 앉아있지 않으면 자리가 텅 빈 것 같고, 당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새삼 무게와 부피를 절감하고 있다"고 '친박 띄우기'를 이어나갔다.

 

박 대표는 "민주정치의 요체는 화합이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화합을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며 "내가 당 대표가 되고 제일 먼저 착수했던 것이 화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을 나갔던 동지들을 전부 복당시켰고 이후에도 화합을 위한 행보는 계속됐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뿌리에서부터 하나되는 화합이 없이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희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무관의 제왕'이라 일컬으며 자신의 '화합 행보'와 당의 '뿌리에서부터의 화합'을 강조한 것은 박 대표가 이날 오전에도 강조한 '원천적인 화합'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협조를 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박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한 끝에 "장고가 필요하다"며 친이-친박 간 '원천적인 화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박 대표는 지도부 사퇴가 아닌 '제3의 쇄신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 자신이 '근본적인 문제'인 친이-친박간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내놓고 이를 통한 당 쇄신안을 제시, 친이·친박 각 계파의 협조를 얻어내 당 화합의 단초를 마련하면 지도부 사퇴 여론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천막당사 정신' 꺼내든 김형오 의장, 박근혜에 화합 결단 촉구?

 

박 대표에 앞서 축사를 한 김형오 국회의장도 탈당한 처지이지만, 이례적으로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을 회고하면서 한나라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김 의장의 이례적인 회고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역풍을 맞아 '죽어가던 한나라당'을 살려낸 박 전 대표가 또다시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투로 들렸다.

 

김 의장은 박근혜 당 대표 시절 자신이 사무총장을 맡아 자신의 지역구와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오가며 박 전 대표와 함께 지휘한 일을 거론했다. 그는 "여의도의 모래 바람을 씹으면서 천막당사를 지키는 나의 회한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이런 비참한 일이 다시 있어선 안되겠다는 각오를 되씹고 되씹었다"고 회고했다.

 

김 의장은 "그때의 천막정신이 있어 오늘날 한나라당 집권의 길이 가능했다"며 "오늘의 정치현실은 자기 반성보다는 남을 공격하고 남 탓하기에 바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래 지향적이기 보다는 과거를 되씹고 있다"며 "통합을 해야할 텐데 분열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한나라당의 현 상황을 질타하는 동시에 자성을 촉구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도 이날 축사를 했지만 여의포럼에 대한 덕담만 있었을 뿐, 당의 상황이나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 등 현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토론회장을 드나드는 과정에서 많은 기자들이 따라붙어 당의 쇄신논의에 관련한 질문을 던졌지만 "다음에 얘기해요"라고만 답했다.

2009.06.05 20:42 ⓒ 2009 OhmyNews
#박희태 #화합 #김형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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