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칼레도니아에서 꽃보다 여행을...

[책으로 읽는 여행 37] 천국에서의 하루 뉴칼레도니아

등록 2009.06.10 11:07수정 2009.06.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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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천국에서의 하루 뉴칼레도니아>

책 <천국에서의 하루 뉴칼레도니아> ⓒ 무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준표와 잔디 커플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로 뉴칼레도니아가 소개된 이후, 이 낯선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곳이 최근 이렇게 주목을 받는 데에는 드라마에 비추어진 멋진 모습들이 한몫했을 것이다.

<천국에서의 하루 뉴칼레도니아>는 현재 KBS 교양제작팀 최재호 PD가 직접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책이다. 저자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하고 이곳의 아름다움에 빠져 책까지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아직 가보지 않은 한 곳을 남겨 두었습니다. 아무도 올 수 없는 우리 둘만의 땅, 이곳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로맨틱한 말과 함께 비행기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섬의 사진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철저히 시적인 구절과 낭만적인 풍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이 너무 시적인 느낌이 들어 저자 이력을 다시 보니, 글쓴이는 방송 일을 하면서 실제 문인으로 등단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뉴칼레도니아의 풍광을 소개하는 사진이 멋스럽지만 그와 함께 잔잔히 퍼지는 글도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직 가보지 않은 단 한 곳, 이 아름다운 섬에 초대된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니 옥빛 바다가 나의 시선을 끈다.

뉴칼레도니아는 섬 전체가 산호초인 '라군'으로 둘러싸여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낯선 곳이지만 3만여 명의 일본인 신혼부부들이 매년 몰려가 프랑스식 결혼식을 올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서 결혼식을 하면 그 사랑도 언제나 꿈을 꾸듯 낭만적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카메라 렌즈가 사람의 눈보다 더 피사체를 예쁘게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들 드라마에서 멋지게 비추어진 곳을 방문하고는 실망을 금치 못한다. 대부분의 드라마 배경들이 실제 그 공간이 가진 모습보다 더 멋있게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뉴칼레도니아만은 예외였다고 말한다. 저자는 준표와 일행들이 머문 코랄팜 리조트에 가서 놀람을 금치 못한다. 준표가 잔디에게 꽃으로 이벤트를 벌였던 객실 안의 모습이 드라마와 똑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자신이 드라마의 주인공 같았고 드라마보다 더 멋진 꿈을 꿀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를 만나 멋지다고 칭찬하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뉴칼레도니아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꽃보다 남자>에서도 배경으로 등장했지만, 뉴칼레도니아를 소개하는 엽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섬의 이름은 '농깡위'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여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농깡위를 둘러싸고 있는 하얀 순백의 모래사장은 맨발로 조용히 걸어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자연이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다.

점으로 남은 초록 무인도와 섬보다 더 넓은 면적의 백사장, 치마처럼 펼쳐진 백사장 끝에서 겨우 시작하는 바다의 짙푸른 색. 농깡위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국이 바로 이곳이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뉴칼레도니아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데에는 준표가 잔디에게 헬기를 타고 보여준 맹그로브 하트 숲도 한몫한다. 처음 드라마에서 하트 모양 숲을 봤을 때에는 준표가 잔디를 위해 일부러 만든 것인 줄 알았다. 많은 시청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섬이 더 유명세를 탔다.

뉴칼레도니아에서는 꼭 헬기를 타고 멋진 산호군락과 짙푸른 파도, 산호에 걸린 난파선과 코네 폭포를 봐야만 할 것 같다. 여기에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하트 모양의 숲을 본다면, 그야말로 천국에 온 기분이 아닐까?

뉴칼레도니아를 소재로 한 모리무라 가쓰라의 소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에서 작가는 이 섬을 이렇게 표현한다.

"뉴칼레도니아? 누메아는 뭐지?
바다에서 말이지, 통나무배를 저어서 주욱 계속 가는 거야.
끝없이 가다 보면, 지구의 맨 앞쪽에
새하얀 산호로 이뤄진 작은 섬이 하나 있어.
그 섬은, 신이 사는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야."

멋진 사진과 언어로 구성된 이 책을 보면 언젠가는 꼭 이 섬에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에 있다는 태평양의 작은 섬, 뉴칼레도니아. 프랑스의 지배와 폴리네시안 문화가 혼재되어 독특한 문화적 향기를 갖고 있는 이곳에서 천국을 꿈꾸지 않을 이는 아무도 없으리라.

우리에게는 이제야 알려진 곳이지만, 외국에서는 꽤 유명한 관광지라고 하니 방문하는 데에 큰 걱정은 없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F4가 탔던 귀여운 관광열차 쁘티 트레인도 타 보고 멋진 섬 농깡위에서 하얀 백사장에 누워 보기. 꿈꾸는 것만으로도 괜히 행복해진다.

New Caledonia 뉴칼레도니아

어라운더월드 편집부 지음,
어라운더월드, 2019


#여행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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