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눈으로 4대강 개발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4대강 즉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이 강을 개발하는 이명박 정권에게 알리는 시국선언문 형식으로 써봤습니다.)
시국선언문 전문
최근 우리 자연계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4대강을 살리겠다'며 강물에 보를 두르고 강바닥을 파헤치는 따위, 강의 목숨을 앗아가지 못해 안달하는 이명박 정권 때문이다. 4대강 개발은 모든 생태종의 걱정거리다. 강으로서 더 이상 침묵과 회피는 자연을 파괴하는 이명박 정권을 앞장서서 돕는 길일 터이다.
자연의 섭리는 흐름이다
이명박 정권은 막고 끊는 일만 일삼고 있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마당인 인터넷에 자물쇠를 채우고, 서울시청 광장을 틀어막은 정권이어서일까? 가만히 두면 저절로 그렇게 흘러갈 우리 물길조차 가만두지 않는다. '4대강 살리기'라니? 우리가 언제 죽었단 말인가.
미국이란 나라는 1960년~70년대까지 하천개발이란 이름 아래 댐과 제방을 설치해서 엄청나게 하천을 망가뜨리고, 이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 1990년부터 15년간 22조 5540억원을 퍼붓었다는데... 이명박 정권은 이를 보고 배우기는커녕 새로 22조2천억 원을 들여 댐을 틀어막고 강바닥을 파내겠다고 나선다.
사람들 가운데도 소수 건설족만을 위한 무자비한 삽질 아래, 자연의 실핏줄인 우리 강을 고스란히 내맡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자연의 섭리가 순리대로 흐르는 것이듯 강이 막히면 더는 강이 아니다. 흘러야 강이다.
강의 흐름은 강이 결정한다
강은 수천년 동안 사람들 마을을 감싸돌며 다양한 먹을거리와 여의도 면적 12배에 달하는 습지와 생태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수달, 얼룩새코미꾸리, 흰꼬리수리, 노랑부리백로, 흰수마자, 노랑부리저어새 따위 여러 생태종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왔다.
수천 년 간 이어져 온 인간과 자연의 신뢰와 평화를 불신과 갈등으로 몰고가는 이 누구인가?
강물을 가두고 강바닥을 긁어내면 물은 빠르게 더러워진다. 강바닥과 기슭에 진을 치고 있는 수많은 생태종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사람들이 댐을 쌓기 위해 마음대로 강줄기를 바꾸고 물을 가두면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덮칠 수도 있다. 우리 제어본능을 파괴했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강은 우리가 흐르고 싶은 곳으로 흐를 자유가 있다.
강도 사람과 같은 생명이다
강이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소리를 듣고 걱정하고 편들어주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만을 위한 개발로는, 더 이상 사람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남자면 개발이란 이름으로 강바닥을 파헤치고, 강물을 끊는 해코지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
사람들 종족 가운데서도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에 남아있는 금수강산을 상대로 싸우는 별종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대운하사업', '4대강 살리기' 따위 수시로 이름을 바꿔가며 줄기차게 우리 강을 죽이지 못해 조바심을 낼 리 없지 않겠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 흐름과 소통을 존중하는 삶 그리고 모든 생명을 하나같이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남을 최소한의 조건이자 인간성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살리기'란 이름 아래 강과 생태계를 죽이는 짓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우리, 4대강과 지류는 자연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다음을 엄중히 지킬 것을 요구한다.
ㅡ. 4대강과 생태종의 생존을 보장하라.
ㅡ. 자연과 대결을 멈추고 평화롭게 함께 사는 길을 찾아라.
ㅡ. 자연도 생명임을 명심하고 권위적으로 함부로 대하지 마라.
ㅡ. '4대강 살리기'란 구호로 마치 강이 죽은 것처럼 사람들과 자연을 속인 것을
사과하라.
2009년 6월
자연의 앞날을 걱정하고, 인간과 평화롭게 살기를 염원하는 낙동강, 금강, 영산강, 한강 및 지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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