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0%, '파상풍' 막을 수 있는 비법

등록 2009.06.12 11:30수정 2009.06.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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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있는 보건지소는 작은 시골마을에 있어서 요즘 같이 한창 농번기로 바쁠 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농기구나 땅 바닥에서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화분조각, 나무가지 등에 찔려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농사일이 많이 바쁘셔서 그런지 큰 병원까지 가기에 시간이 없고, 그렇다고 피가 나고 상처가 생겼는데 그냥 가만히 있자니 걱정이 되기도 해서 작은 보건지소까지 와주시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곳에서는 파상풍에 관련된 톡소이드나 면역글로불린 같은 전문 의약품이 없기 때문에 큰 병원으로 보내드리곤 합니다.


녹슨 농기구 같은 녹슨 쇠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파상풍 예방접종을 위해서 시내 병원을 권유해드리면 잘 갔다오시는 편인데, 쇠가 아닌 다른 것들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은 파상풍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씀드려도 병원으로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절 이상하게 쳐다보시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녹슨 쇠 같은 것에 상처를 입어야만 파상풍이 생기는 것일까요?

a c.tetani c.tetani

c.tetani c.tetani ⓒ 천호선


파상풍은 Clostridium tetani 에 의해 생산되는 강력한 단백질 독소인 tetanospasmin(파상풍독소)에 의해서 발생하는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파상풍을 일으키는 이 세균은 주로 토양이나 무생물 환경 혹은 동물 대변 같은 곳에서 발견되는데, 소독제나 20분간 끓는 물에 견딜 수 있고, 일부 환경에서는 수년간 살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합니다. 그래서 녹슨 쇠 뿐만 아니라 깨끗한 농기구나 땅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화분조각 같은 것에도 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균에 상처가 오염되었다고 해서 항상 파상풍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죽은 조직에 이물질(foreign body)이 있거나 활동성 감염이 일어나는 경우처럼 산화 환원력이 낮은 조직에서 파상풍을 일으키는 독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파상풍은 실내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농사를 짓거나 정원을 손질하거나 다른 야외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관통상이나 열상 찰과상 같은 급성 손상 이후에 발생합니다. 그것도 주로 파상풍에 대한 면역이 없거나 부분적으로 면역이 있는 사람 혹은 면역이 있었지만 추가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서 적절한 면역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발생합니다. 상처는 클 수도 있지만 종종 병원을 찾지 않을 정도로 가벼울 수도 있고 심지어 상처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파상풍은 예방접종으로 완전히 예방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예방접종을 맞지 않거나 추가 접종을 제때 해주지 않아 파상풍에 대한 면역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 사람이 파상풍균이 존재할 수 있는 녹슨 쇠나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많은 것들에 의해서 관통상이나 찰과상 같은 급성 손상을 받은 경우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슨 쇠에 의해서만 파상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

파상풍 증상

a 활모양강직 파상풍에 의해 고통받는 남자

활모양강직 파상풍에 의해 고통받는 남자 ⓒ 천호선


파상풍은 전신형파상풍, 국소형파상풍, 신생아파상풍 등의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가장 흔한 형태인 전신형 파상풍은 입이 잘 벌려지지 않는다든지, 얼굴 근육의 지속적인 수축으로 찡그리거나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든지, 목이나 어깨 등의 근육이 경직되거나 통증이 발생하고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발작성으로 발생하는 격렬한 통증과 그에 수반하는 전신 근육이 수축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증상을 보입니다. (연축) 무호흡이나 환기 장애가 생길 수 있고, 때때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심장마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신생아 파상풍은 면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생기는 것으로 섭취 장애나 근육이 딱딱하게 굳거나 (경직), 수축되었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연축) 증상이 특징입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국소형 파상풍은 증상이 상처 근처의 근육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드물고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파상풍은 대개 상처를 입은 후 발병하는데까지 7일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10%는 2주 이후에 질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방접종

            
a c.tetani 유전자 배열이 거의 밝혀졌다

c.tetani 유전자 배열이 거의 밝혀졌다 ⓒ 천호선


                                                             
파상풍의 사망률은 호흡보조법의 적용으로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병원에서 조차 10%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향균제를 사용하거나 항독소, 호흡보조요법 등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입니다.

파상풍에서 회복중인 사람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면역되거나 면역이 안된 사람은 모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성인의 경우 일차 접종은 3회 맞아야 합니다. 처음과 두번째는 4-8주 간격으로 세번째는 두번째 주사를 맞은 후에 6-12개월 후에 맞아야 하는데, 추가로 10년마다 접종을 해 주어야 제대로 된 면역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요약
1. 파상풍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은 녹슨 쇠 뿐만 아니라 너무 다양합니다.
2. 하지만 다행인 것은 파상풍은 예방접종만으로 완전히 예방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3. 우리나라에서는 파상풍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해서 어릴 때 모두가 맞지만,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꼭 해주어야만 면역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요.
#파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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