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의 꼬리표, 졸업장 아닌 '신용불량자'
이제 등록금 1000만원 시대란 말이 새롭거나 놀랍지가 않다.
교육은 이 사회의 근간임에도 불구, 교육은 의무나 권리가 아닌 선택과 기회, 부담이 되고 있는 사회이다. 그럼에도 대학생이 동년생 90%를 넘어가는 사회에서 부모들은 빚을 등에 엎고 자식들을 대학에 보낸다. 자식들이 '낙오된' 10%로 '전락'해버리면 안된다는 책임감때문이다.
'학자금대출'이란 제도 덕에 당장 1000만원이란 어마어마한 돈이 없더라도 대출을 받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신용불량자'가 아닌 사람들로 국한되어있기에 '학자금대출'은 정말 어려운 고학생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이 학자금대출은 그저 '임시방편'에 '어쩔 수 없는 차악의 선택'일 뿐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밝힌 '대학생 학자금대출자 및 신용불량자'는 2006년 670명에서 2007년 3,726명, 2008년 10,118명으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88만원세대의 대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난 뿐 아니라 등록금 빚으로 인한 '신용불량자'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희망'과 '각오'보다는 '부담'을 안고 사회 첫 출발선에 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복지'예산 확충] 정도로 생색낼 것인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식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목숨을 끊었던 어머니,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에 연 120~680%에 달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유흥업소에 강제 취업을 했다가 그 사실을 안 아버지가 목을 졸라 죽음을 맞은 여대생과 자기 역시 목을 매서 자살한 그녀의 아버지, 대학 학비를 마련하는 것이 버거워 목숨을 끊었던 학생들... 숨을 턱턱 막아버리는 이런 안타까운 소식들은 필연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예전 딸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책하다가 자살한 한 어머니의 소식을 접하고선 혼자 너무 답답해서 일기장에 '딸아, 넌 죄가 없어. 딸아, 넌 잘못이 없어. 딸아, 자책하지마...어머니, 당신두요...당신두요...' 라고 적으며 닭똥같은 눈물 뚝뚝 떨어뜨렸던 기억이 아직도 내겐 생생하게 남아있다.
정부는 매번 '복지'예산을 증액했다며 장학금 확충이란 예산안을 가리키고선 생색낼지 몰라도, 그건 낡은 건물 겉만 삐까뻔쩍하게 만들어놓고 테이프 끊으며 기념사진 찍는 꼴과 다를 바가 없다. '당연히' 해야할 것을 다 못해 '그 정도' 하는 거 가지고 껄껄거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한 처사다.
예전에 유럽 대학 영상에서 프랑스 대학생이 '왜 공부를 하는데 돈을 내야하죠? 교육은 나라에서 책임져야 하는거잖아요'라며 의아스러워하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이 보면 정부의 노력한답시고 내놓는 복지정책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얘기다.
무상교육 얘기가 허공에 떠도는 얘기? NO!!!!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린 '무상교육'에 대해 그 예산 규모 등을 살펴보지 않고 현실가능성 문제를 앞세워 늘 고개를 도리질하고 있었다. 달리 말하면, 한 가정에서 한 대학생을 감당하기도 이렇게 버거워하는데, 전국 대학생들을 책임지는 예산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그만큼 등록금 부담감이 현재 우리 국민들에겐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현실 불가능하다는 우리 생각은 수정되어야 한다.
중,고등학교 무상교육과 대학교 소득별 6분위 차등지원으로 드는 예산 총액은 1년 5.5조원이고 중,고등,대학교 무상교육에 드는 예산 총액은 12조 원이 든다. 4대강 예산 22조에 비하면 참으로 저렴하기 이를 데 없다. MB의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한 이행 의지가 있는 걸까 다시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서울시에서 홍보비로 622억원 쓰는 2년간 외면했던 대학등록금 부담,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이 팔 걷어붙였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2007년 이후로 서울시가 2년 동안 사용한 홍보비는 622억 원으로, 이는 그 전대의 고건과 이명박 전임 시장이 8년간 썼던 홍보비 649억 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해외에 서울을 알리고 서울 행정소식을 알리는 'TV서울'을 만들어 막대한 예산을 썼음에도 외국인 관광비율은 오히려 감소, TV서울 시청률은 0.0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참여연대, 서울여성회, 서울시민네트워크 등의 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이 팔을 걷어부쳐 '학자금 무이자대출'을 위한 조례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시 예산의 0.2%인 512억원을 들이면 최소한 서울시 자체적으로 서울시에 적을 두는 대학생들 약 14만 명에게 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례는 8만 1천여 명의 주민발의를 통해 발의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에서 먼저 발벗고 나서면 좋겠지만, 이렇게라도 국민들의 등록금부담에 대한 요구가 현실화되고, 정부가 이마저도 외면하지는 않을거라는 실낱 같은 믿음으로 이번 조례에 나도 꼭 동참하고자 한다.
함께 동참하실 분 : http://halfedufee.com/ (반값등록금닷컴)
덧붙이는 글 | http://our-dream.tistory.com/65 중복게재
2009.06.18 19:17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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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부담 덜자, 시민단체-민주노동당 팔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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