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
뿐인가, 이 나라는"사람 여섯이 불에 타 죽었다"고 울부짖어도 모른 채 외면하는 민주시민의 나라,
덕수궁 분향소에서 5시간을 기다려 조문하고 흐느낄 줄은 알아도,
겨우 15분 거리, 1분을 기다릴 필요도 없는 용산 분향소로는 발길 돌릴 줄 모르는 이중감정의 나라
그렇게 불에 탄 시신이 다섯 달째 냉동고에 처박혀 있어도, 눈만 꿈뻑꿈뻑대는 메마른 양심의 나라
쥐를 욕하면서도 그 자신 '반인반쥐'가 되어가는 줄 모르는 착각의 나라
이런 나라도 나라인가 이런 나라가 우리의 아이들이 숨쉬고 사랑하며, 미래를 꿈꿔야 하는 나라인가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의 모습이었다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의 실체였다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의 브랜드였다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의 녹색성장 사업이었다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 민중의 지팡이들이었다
이것이 지난 다섯 달, 내가 용산에서 목격한 이 나라 민주시민의 가면이었다
한심하고 비열한 나라
치졸한데다가 잔인하기까지 한 나라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되는 나라
사람이 쥐를 다스리지 못하고, 쥐가 사람을 통치하는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