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1..
정현순
한련화를 한참보다가 옆 화분을 보았다. 그런데 달팽이가 나뭇잎에 매달려 잠을 자고 있었다. 아마도 지난밤부터 그러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집 화분에는 달팽이 4마리가 있다. 남편의 농장에서 채소를 가지고 오면 그것에 매달려 함께 온 것들을 화분에 놓아주었다.
한 마리만 있을 때에는 흙속에 들어가서 안보였다. 하여 어디로 나가 없어졌나? 했는데 계속 두 마리, 세마리, 네 마리를 넣어주니깐 하루 종일 화분 흙 위에서 놀기고 하고 잠도 자곤한다. 걔들도 친구가 생겨 좋은가 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잠을 자는 놈도 있었고, 무언가를 먹는지 놀기도 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했다.
달팽이는 습한 것을 좋아 하는 것 같아서 물도 자주 뿌려주기도 한다. 막대기 끝까지 올라가는 놈이 눈에 띄었다. 그 꼭대기에서 뭐하는지. 그래도 화분 밖에는 나오지 않고 그안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서 보기도 하고 꼼짝않고 있는 놈은 살짝 건드려보기도 한다. 난 남편한테 메뚜기, 오줌싸개, 무당벌레 등도 농장에 있는 곤충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우리집 작은 화단에서 여러 가지 곤충들이 함께 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