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강-낙동강 연결하는 대운하 추진 않겠다"

18차 라디오연설...'4대강 살리기'는 강조

등록 2009.06.29 08:10수정 2009.06.2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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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한 제18차 라디오연설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지만, 이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어 국론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없앴다는 점에서, 2007년 대선 당시 그의 '대표공약'이었던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대운하사업 포기 의사를 보다 분명히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이 기회에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대운하 포기' 의사를 국민들이 믿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근영씨를 포함해 많은 분들은 4대강 살리기에 대해서 이름만 바꿔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으셨고, 또 김철우씨 등 적지 않은 분들은 '20조 가까이 들여서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고 따지셨다"면서 "이런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구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강을 이대로 둘 수는 결코 없다"면서, 이른바 '4대강 살리기'사업 의지는 분명히 했다. 그는 한강과 태화강을 예로 든 뒤 "물도 풍부하게 확보하고 수질도 개선하고 생태 환경과 문화도 살리면서, 국토의 젖줄인 강의 부가가치도 높이면, 투입되는 예산의 몇 십 배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도실용, 거창한 이념 이야기하는 것 아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전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도실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사회갈등 비용이 GDP의 27%에 해당된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 저도 깜짝 놀랐다"면서 "이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분열상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참 어렵다고 저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얘기하는 중도 실용도 무슨 거창한 이념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면서 "갈등하며 분열하지 말고, 국가에 도움이 되고 특히 서민과 중산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의 마음을 모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사교육비·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대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사람들의 이름을 여러 차례 거명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지적과 제안에 대해서 저는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직전 17차 라디오연설에서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의견이 올라와 저 자신 꼼꼼하게 챙겨 보고 있다. 언론에 투영된 의견이나 시중의 여론도 경청하고 있다"고 한 것에 연결되는 언급으로, '소통부재' 비판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지난 22일 이동관 대변인을 통해 '중도실용-친서민으로의 국정기조 전환' 방침을 밝힌 뒤 재래시장 방문 등 이른바 '서민속으로'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조중동과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은 이를 적극 뒷받침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의 이명박계 의원들도 '사교육'문제 등을 강조하면서 보조를 취하고 있다. '대운하 포기' 의사 천명도 이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유선진당까지 요구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문제 등 집권 이후 국정운영에 대한 사과가 없는데다 계속된 대북 강경드라이와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문제에 대한 대응자세 등으로 인해 그의 '중도' 강조는 "이미지만 바꾸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2009.06.29 08:10ⓒ 2009 OhmyNews
#이명박 #대운하 #4대강 살리기 #중도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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