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비용 너무 비싼 거 아니냐?

등록 2009.07.05 12:14수정 2009.07.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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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동기 부인상 단체조문예정"


토요일 오후 문자가 왔습니다. 중학교때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동기 아내가 상 당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저녁에 중학교 동기 단체 조문한다고 해서 시간 맞춰 갔습니다.
장소는 울산 동구에서 유일한 종합병원 영안실이었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조문을 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간만에 만난 벗들은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술이 좀 될때까지 주거니 받거니 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었다고 합니다. 한차례 수술을 받고서 잘 지내다가 그만 몇개월 전에 전이가 되는 바람에 손쓰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내 암치료로 2억원 가량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6개월 정도는 매월 1천만원씩 병원비가 들어가 그거 충당하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 놓기도 했습니다.

"창기야 우리 어머니도 얼마전 여기서 장례 치루었잖냐. 근데 여기 바가지도 너무 심하게 바가지 씌우는거 같더라"

2개월전 중학교 동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가본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맞네요. 특실 203호. 그때도 그자리였습니다. 그 동기도 2박 3일상을 치루었습니다.

"우리 엄니 2박 3일 장사 지내는데 얼마 들었는지 아냐. 2박 3일 이래봐야 시간으로 따지면 24시간 하루잖냐. 꼴랑 24시간 썼는데 1,200만원 달라 카더라. 내 속이 확 뒤집어 지는줄 알았다니까"


3일장 치루는데 1,200만원의 장소 사용료를 내야 한다면 이거 너무 심한 바가지 아닐까요?

"게다가 더 뿔따구 나는게 뭔지 아냐? 먹거리는 상조에서 다 해 주잖냐. 그런데 뭐라 하는줄 아냐? 장례식장 사용하려면 자기들이 제공하는 곳에서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카더라. 야, 그게 말이 되냐? 우리가 먹을거 우리가 알아서 준비하면 되지 왜 병원측에서 거래하는 곳에다 맡겨야 하냐고. 더 웃기는 건 말이다. 음식 잘못 투입되어 손님이 탈나면 병원 책임이라면서 병원에서 추천하는 안전한 먹거리를 투입해야 한다고 카더라. 이게 말이 되냐고"


술이 오른 동기는 2개월전 어머니 장례 치루었던 이야기를 늘어 놓았습니다. 듣고보니 거 참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1,200만원 어떻게 구해야 할지 걱정이었다고 합니다. 동구 지역엔 유일하게 한 곳에 장례식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한 곳만 있다보니 바가지 횡포가 심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동구지역에서 상당한 사람을 중구나 남구지역 장례식장으로 갈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동기는 1회용 용기에 담긴 국과 밥을 가리키며 또 한마디 합니다.

"이거 말이다. 밖에서 사먹으면 3천원이면 되잖냐. 그런데 이거 얼만지 아냐. 6천원이다. 국밥 한그릇에 6천원, 이게 말이 되는거냐?"

다행히 그 동기는 손님이 많이 와서 1,200만원 병원측에 장례식장 사용료 등으로 지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같은 서민은 거 겁나서 장례식장 사용이나 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돈없어 장례조차 치를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장례 #동기 #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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