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맞설 '티맥스 원도 9' 생각보다 실망

티맥스 운영체제 행사, 기술적 설명과 원활하지 못한 시연

등록 2009.07.07 21:14수정 2009.07.07 21:14
0
원고료로 응원
a 티맥스 윈도 9, 국내기술로 만든 운영체제 탄생 티맥스에서 만든 국내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 9 로고'

티맥스 윈도 9, 국내기술로 만든 운영체제 탄생 티맥스에서 만든 국내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 9 로고' ⓒ 조재환


국내의 기술로 만들어진 컴퓨터 운영체제가 탄생됐다. 바로 티맥스 소프트에서 만든 '티맥스 윈도 9'.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하고 있는 운영체제 시장에 맞설 소프트웨어다. 현재 한국의 운영체제 시장 중 98% 이상을 MS가 차지하기 때문. 과연 티맥스 소프트는 어떤 특징으로 향후 MS와 경쟁할까?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 몰려

a 벌써부터 대기인원 '폭발' 현장등록 대기장소가 붐빈 서울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 앞

벌써부터 대기인원 '폭발' 현장등록 대기장소가 붐빈 서울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 앞 ⓒ 조재환


티맥스 원도 9의 시작은 제품설명회 격인 티맥스데이에서 이뤄졌다. 7일 오후 1시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행사는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몰렸다. 참석자 중 대다수가 남성이었고, 젋은 직원들과 중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들이 많이 찾았다.

설립된지 10여년이 넘은 티맥스는 나에게 익숙한 회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번 행사도 주목을 덜 받는줄 알았다. 그러나 이 예상은 틀렸다. 오늘 이 행사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역사상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운영체제의 발표날이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과연 기존 MS 윈도와 어떤차이를 가지고 있을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이날 취재진들도 많이 와 행사의 규모를 실감케 했다.

기대에 못미친 설명, 완벽하지 못한 시연 "과연 잘될까?"

a 많이 놀라셨나요? 행사 오프닝 행사중 갑작스런 블루스크린이 뜨자, 관중들은 많이 당황했다. 에러가 났는줄 알았다. 그러나 이 스크린은 홍보영상의 일부, 신선한 발상이 관중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많이 놀라셨나요? 행사 오프닝 행사중 갑작스런 블루스크린이 뜨자, 관중들은 많이 당황했다. 에러가 났는줄 알았다. 그러나 이 스크린은 홍보영상의 일부, 신선한 발상이 관중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 조재환


본격적인 오프닝 행사는 화려했다. 그랜드볼룸 내부행사장은 대형스크린으로 관중들의 시야를 넓게했다. 특히 화면이 LCD 화질로 선명해 행사 진행에 날개역할을 했다. 오프닝 행사 무대영상도 주목됐다. 상영도중 갑작스런 블루스크린이 등장해 에러가 뜬줄 알았다. 그러나 이 스크린은 윈도우 XP의 취약한 점을 노린 속임수 영상. 이때 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같은 호응은 초반에만 유지됐다. 향후 설명과 시연모습은 기대에 못미쳤다. 박대연 티맥스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국내 컴퓨터 인구 98%가 현재 MS 운영체제를 쓰고 있다. 거의 독과점 현상이다"며 "우리 티맥스의 윈도우 9가 독과점 현상을 깨드리고 운영체제의 경쟁을 도모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했다.

그러나 향후 그의 설명은 너무 기술적인 부분에 치우쳤다. 이날 관중들은 대체로 컴퓨터 관련 업체에 일하거나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단순히 티맥스 윈도우 9의 운영체제를 보기위한 온 사람, 즉 나같은 사람은 지나치게 기술적인 설명에 매우 지루했다.


a 독점현상의 심화 느껴지세요? 운영체제의 독과점 현상을 지적하는 박대연 회장의 기조연설 페이지

독점현상의 심화 느껴지세요? 운영체제의 독과점 현상을 지적하는 박대연 회장의 기조연설 페이지 ⓒ 조재환


이날 티맥스 윈도우 9는 공식행사 시작 후 2시간여만에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티맥스 윈도우 9는 MS 윈도우와 차이점이 없다. 기존 MS사용자들이 티맥스로 넘어올 경우 생길 수 있는 프로그램 호환성 문제도 없다. 운영하는 회사만 다르고 기술의 원천지가 다를 뿐 똑같은 윈도우를 사용하는 듯하다.

하지만, 기존 윈도우보다 떨어지는 현상도 발견됐다. 김창환 티맥스 수석이  시연을 선보였을 때, 예상치 못한 동영상 끊김 현상이 일어났다. 또 스타크래프트 게임 로딩 시 기존 MS 윈도우보다 현저하게 느린 로딩 속도를 보였다. 그리고 운영체제 마우스키가 게임 실행시 그대로 살아있고 반응이 느린 점도 발견됐다.

a 직원의 티맥스 윈도우 9 시범 티맥스 윈도우 9는 기존 MS 윈도우에 비해 많은 문제점이 들어났다.

직원의 티맥스 윈도우 9 시범 티맥스 윈도우 9는 기존 MS 윈도우에 비해 많은 문제점이 들어났다. ⓒ 조재환


김창환 수석은 당황스러운 듯, "애교로 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반응은 이에 비해 냉담했다. 주위에 앉은 컴퓨터 관련 직원의 말을 들어보면 "베타테스트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채 무리하게 행사를 열었다"고 비판할 정도.

차별화된 이미지, 강력한 운영능력 키워야

a 꽉 찬 그랜드볼룸 행사장은 꽉찼다

꽉 찬 그랜드볼룸 행사장은 꽉찼다 ⓒ 조재환


티맥스의 윈도 9는 국내 IT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이 됐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회사측에서 애초 발표 시기보다 3개월 여 늦췄다는 소리가 인상깊다. MS외 다른 운영체제에서 상상할 수 없는 호환성이 티맥스의 자랑거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호환성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했지만, 이같은 점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충족할 충분한 가치가 없다. 전체적으로 티맥스 윈도우 9는, 기술의 원천지만 다를 뿐 겉보기에는 MS 윈도우 XP와 똑같다. 디자인과 구성면에서 XP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티맥스 윈도우가 MS를 이기려면 많이 달라져야 한다. 운영체제 구성디자인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완벽한 개발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규모의 발표회를 연점도 문제다. 김대승 상무는 "우리가 기업을 중심적으로 발표회만 했었다. 일반인 상대로는 처음이다"며 "향후 프로그램 개발행사때 참고하겠다"고 했다.

일반인들의 직접적인 체험행사도 없었다. 티맥스 관계자 측은 "워낙 많은 인원이 몰리다 보니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체험행사가 없다"고 했다. 결국 행사에 참석한 관중들은 가만히 앉아만 있는채 티맥스 윈도우 9의 출시를 축하할 수 밖에 없었다.

향후 국내시장의 30% 정도의 점유율을 내다보는 티맥스, 그들이 예상치 못한 수많은 숙제가 남았다. 과연 이들은 난관을 뚫고 MS의 거대산맥을 넘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티맥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4. 4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5. 5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