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문구의 도로 표시판장의사 냄새가 나지 않소이까?
김종호
요게 무언지 아는 분 있수? 외국에서 오래 살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문구이지라. 외국 오래 살았어도 도시에만 살았으면 이런 간판 보지 못하우.
"쉬었다 가시겠소? 영면하시겠소?"그런 말이오. R.I P. 는 Rest in Peace의 준말로서, "영면한다", 즉 "죽는다" 라는 말이외다. 장의사 용어이지요. 도로 사인의 배경 그림은 잠잘 때 쓰는 베개라오. 아니지요. 관 속에 집어 넣는 베개, 그러니까 시체를 위한 베개인 셈이우. 그러니깐두루, 저 도로표지판 문구를 풀어서 해석하면,
"운전을 멈추고 좀 쉬었다 가는 것이 어떻소? 그렇지 않으면, 시체가 되어 영원히 쉬게 될 수도 있으니까. " 완전히 협박이 아니겠씀메? 차를 멈추지 않으면, 장의사들이 차에 빼롱빼롱 불 키고 달려와서는 나를 억지로 눕혀 잠재울 것 같습디다. 아니면, 아웃백 도로 경찰들은 그 유니폼이 장의사 옷인감?
오싹한 느낌이 드는 이런 간판을 지나서 이제 맘 좀 푸근해지려니까, 다른 도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