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물부족 대비하려면 산림 파괴 멈춰라

산림녹지 27% 인천시, 그린벨트 해제해 정수장 증설 중

등록 2009.07.09 10:27수정 2009.07.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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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지난 5월 13일, 각종 개발사업 등에 따른 물 부족에 대비한 상수도 시설개선과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 중수도시설 확충,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의 수자원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물시범사업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오는 9월께 관련 조례 등을 정비 또는 제정한 뒤 사업비를 확보할 방침이라 했다.

특히 '녹지와 자연생태공간 물의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청라경제자유구역과 검단신도시 등의 물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을 확장하는 한편, 버려지는 물을 최대한 재활용하기 위해 중수도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제정을 추진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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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청라경제자유구역 등 물 수요 증가를 대비해 공촌정수장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 이장연


이와 관련해 올해 초 공촌정수장 증설공사를 위해 인천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해당부지의 숲-농경지(논)를 밀어버렸다. 상수도 원인자 부담원칙조차 지키지 않아 정수장 증설비용을 인천 시민들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예정부지의 나무들을 모두 뽑아버린 뒤 그간 중장비를 동원해 쉴새없이 산의 속살을 파헤치고 조각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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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 하나와 주변 농지가 모두 사라졌다. ⓒ 이장연


이렇게 인천 곳곳에서 벌어진 막무가내식 개발행위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물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천혜의 댐'이라는 산림-습지(논)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라지고 있다. 기후안정화, 강우, 작물수분, 토지산출력, 식량안보, 쓰레기 처리, 수질 정화, 홍수 조절, 질병 조절, 여가 활동 등의 산림 생태계 기능을 경시하고 오로지 '개발을 위한 개발'을 일삼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호삼아 산림-자연을 보존해야 한다는 말은 하면서, 정작 산림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산림파괴로 인해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데 연간 2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 하는데 말이다. 생태계 기능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경제자유구역과 신도시, 정수장 확장공사가 아니라 바로 산림-생태계를 지키는 일인데 말이다.

인천의 산림녹지는 27%에도 못미치고, 지난 2007년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은 3.6㎡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관련해 8일 SBS <물은 생명이다>와의 공촌천 자연형하천공사 동행취재 중 포착한 공촌천 정수장 2단계 공사현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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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헤치고 그 속의 바위를 쪼개 덤프트럭으로 어디론가 퍼나르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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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산을 조각내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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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와 물의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청라지구 개발 때문에 공촌정수장 확장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촌정수장 #산림파괴 #그린벨트 #청라경제자유구역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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