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적출 이념공세, 다음 목표는 부산국제영화제?

영화계 주도권 다툼 성격... 영화기관 부산 이전에 대한 반발

등록 2009.07.10 19:03수정 2009.07.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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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야외상영장의 대형 스크린은 해마다 외국에서 대여해 온다. ⓒ 성하훈


개막이 석 달 남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요즘 문화 예술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변에서 돌고 있는 한 '소문' 때문이다. 소문의 내용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영화진흥위원회 다음 대상이 부산국제영화제'라는 것.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이른바 좌파적출 시도가 이어지면서 문화 예술계에 주요 목표 대상이 되고 있는 곳을 지칭하는 것인데, 신빙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한국종합예술학교가 좌파 논란 속에 총장이 물러났고, 영화인들과 마찰을 빚던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사직한 데다, 부산영화제도 최근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감사를 받고 있어서다.


감사는 부산영화제 외에도 정부예산으로 8000만 원 이상 지원을 받은 소규모의 영화제들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궁극적인 목표지점은 '부산'이 아니냐는 것. 영화의 바다로 항해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풍랑 앞에 놓인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는 이유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시선은 다르다. 감사원의 감사를 의도성 있게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조심스럽게 일반적 감사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엿보인다. 감사원 측도 감사 과정에서 이러한 소문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이 나선 영화제 감사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의 자료까지 뒤적일 만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분위기도 다른 곳과 다르게 보인다"며 뜬소문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감사가 끝난 다른 영화제의 경우 감사원의 요청 자료만 보내는 것으로 감사가 마무리됐는데, 부산은 감사관들이 직접 투입된 데다 실무담당자들이 감사원에 몇 차례 불려갈 만큼 간단치 않았다는 것. 감사 과정도 상당히 꼼꼼하게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영화제들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진 적이 없는데, 이번 경우는 달라 보인다"면서 "회계 감사를 하는 것이지만 부산을 볼 때 어떤 흐름이 보여지기는 한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는 감사 과정에서 운영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돼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화제 본부로 활용되는 컨테이너 건축물 파빌리온에 대한 자금 운용 부분과 야외 상영 스크린 대여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된 부분 등에 대해 지적이 있었고, 결과에 따라 관계자 문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실무 관계자는 "영화제가 끝난 후 정산 과정에서 대여 비용 지불에 따른 환율 적용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도 미처 몰랐던 부분인데 감사과정에서 드러났다"면서 "업무상 실수인 것 같지만 문제점이 드러난 사안에 대해 감사원에서 지적이 나오고 필요한 조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달리 할 말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털면 먼지 안 나올 것이 어딨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무국의 한 스태프는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지다 보면 문제가 안 드러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면서 "감사로 인해 영화제 준비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 및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대략 5억~10억 정도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기업들의 협찬이 줄었고 환율 압박이 심해지면서 해외 인사들의 항공료와 부산영화제의 상징물인 야외 상영 스크린 대여 비용이 높게 올랐다는 것. 환율 및 유가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함부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처지는 못됐다는 것이다.

부반투 "영화 관련 기관 부산이전은 노사모 영화인들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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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영화진흥위원회가 칸 영화제에서 주관한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모인 영화인들. 왼쪽 두번째가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영진위위 부산 이전에 보수 원로 영화인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영화진흥위원회


좌파 적출 논란 속에 진행된 정부의 감사가 단순치 않게 보이는 것은,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뉴라이트 계열 '한국문화미래포럼' 인사들 및 보수 원로 영화계 인사들의 높아진 목소리 때문이다.

이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시절 영화계를 이끌던 인사들을 좌파로 규정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온 부산영화제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혜택을 본 사람들이 많다는 것으로 소문의 시발점이 뉴라이트 및 이들 보수 원로 영화인들인 셈이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곳은 영화 관련 기관 '부산이전 반대 범영화인 투쟁위원회(이하 부반투)'다. 정진우 감독을 위원장으로 하고 있는 부반투는 지난 3월 결성됐다. 영화진흥위원회, 남양주종합촬영소,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아카데미 등의 부산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난하고 있다.

'영화 관련 주요기관들이 부산으로 옮겨지는 것은 노사모 핵심 영화인들에 의해 계획된 것'이며, 따라서 '노사모 영화인들도 축출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영화 관련 기관 부산 이전에 노사모 영화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앞장섰다고 보는 것이다.

정진우 감독은 최근 영화인 시국선언에 대한 반대 성명을 통해 '시국선언 참여 224인 중에는 지난 10년간 혜택을 받은 영화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몇몇 영화 관련 인사들을 지목해 맹렬히 비판했다. 제대로 된 정체를 보이지 않은 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비겁하게 뒤에 숨어있다는 것. 이들이 영화인 시국선언의 배후라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무슨 좌파 이념을 지닌 영화만 상영하는 영화제도 아니고. 다만 지금 오해받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면서 "영화계 내부에서 좌파다 우파다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제가 관계된 아시아 문화 투자기술 펀드의 대표인 유인택씨가 만든 <화려한 휴가>를 좌파 영화로 보는 사람들이 부산을 좌파 영화제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영화제 초기에 자주 모습을 보인 배우 몇 분이 노사모 소속이었고 노 정권이 좌파 정권이니 부산도 좌파 영화제라는 논리가 있지만 일일이 대응한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용관 공동 집행위원장도 "영진위의 부산 이전에 김동호 위원장님이 직접 관여한 부분은 없다"며 "부산시장님이 영진위가 오면 도움이 될 것 같냐고 물어와 '그렇다'고 답변한 것밖에는 없는 데, 오해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산이 좌파영화제라는 것은 이해가 안가는 면이 있다"면서 "조직위원장이 한나라당 소속 부산시장이고 PK정서로 인해 오히려 우파 성향이 강한 곳인데다 집행위원에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도 들어 있다"고 반박했다.

<워낭소리> <똥파리> 산실, 독립영화 섹션은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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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워낭소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지원해 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와이드앵글' 섹션도 좌파 논란의 중심에 있다. 사진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후 흥행에 성공한 독립영화 <워낭소리> ⓒ 스튜디오 느림보


그럼에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라며 연신 공격하고 있는 중심에는 '와이드 앵글'이 존재한다. '와이드앵글'은 부산의 독립 단편 영화 섹션이다. 최근 수작으로 호평 받은 <워낭소리>와 <똥파리> 등이 모두 부산의 '와이드앵글' 부문을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독립 단편 영화 부문인 '와이드 앵글'은 감독들의 성향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인 주제를 담은 작품이 주로 많이 상영된다. 지난해 영화제도 한미FTA,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등 5.18 애니메이션 등 사회성 짙은 작품들이 여럿 상영됐다. 최근 영화계의 시국선언에도 이들 독립영화 감독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보수적 인사들은 독립영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 '한국문화미래포럼'의 인하대 조희문 교수는 최근 한 영화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영화운동의 근저에는 외세배격 등의 주장이 있었고 이는 이북의 선전이념과 닿아 있다'고 말하고, '독립영화가 이념적이고 운동성만이 지나치게 강조된 데다 미학적으로 과대 포장 됐기에 이제는 걸러져야 한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나타냈다. 독립영화 감독들의 성향과 작품 방향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와이드 앵글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와이드 앵글에 대해 좌파라고 지적하는 소리를 주변에서 들은 적이 없어, 크게 신경 쓸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펀드 지원 등 영화제 준비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영화인 시국선언에 주요 영화제 중 부산 영화제 관계자들만 6명이 참여한 것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우 감독이 반박성명에서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을 실명으로 비난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조종국 기획실장이 조직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난 6월 말 사표를 냈다"면서, "다들 개인적인 입장으로 참여한 것뿐이라 내부적으로 큰 문제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의 지역 정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펼쳐지는 좌파 공세에 불쾌함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부산일보>는 지난 2일 사설을 통해 '영화제를 보호하기 위한 부산시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며, 부산영화제 옹호에 나섰다.

'정부의 지원은 전체 예산 86억원의 20%도 안 되는 15억여 원에 지나지 않는데도, 부산영화제를 흔드는 것은 부산시민으로부터 희망을 빼앗아가는 것에 다름 아니'며  '부산영화제를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에 뒤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지역 언론의 지적이었다.

부산 주저앉히고 서울 키우려는 의도로 보는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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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8월 개막되는 충무로 국제영화제와 10월 개막되는 부산국제영화제 ⓒ PIFF/CHIFFS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좌파공세에는 신구세력 간의 영화계 주도권 다툼도 섞여있어 보인다. 영화계에서 부산의 힘이 커지는 데 대한 견제 심리가 이념적인 부분과 섞이며 나타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충무로로 대표되는 한국 영화의 중심이 부산으로 이동되는데 대한 반발 심리가 좌파 논리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을 좌파 정권으로 규정하는 보수 진영이 부산영화제의 성장을 좌파 정권의 비호 로 보고 이를 위축시키려 한다는 것인데, 영화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을 반대 인사들의 주장에는 이런 맥락이 엿보인다.

이들은 부반투 출범 성명서에서 '문화예술이 서울에 집결돼 있고 한국영화 역사가 서울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만큼 국가경쟁력을 갖추며 발전해 나가려면 영화 유관 지원기관은 서울에 있는 것이 옳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 중심으로 발전해 온 영화가 지방으로 중심이 옮겨지는 것은 안 된다는 것.

정진우 감독은 앞서의 시국선언 반대성명에서 '말뿐인 국제영화제를 정비하고, 정치 단체화 되어 있는 노사모의 본거지인 각 지방단체에 설치된 영상위원회 해체하라'면서 '국제영화제 점검 및 그 곳에 결집하는 노사모의 추방'을 요구했다. 부산과 일부 영화인을 연관시켜 비판하는 것으로 주로 지방에 활성화 돼 있는 영상위원회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담겨 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반투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구성원인 정진우 감독과 신우철 영화인 협회 이사장, 조동관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영화배우 윤일봉씨 등이 고문과 집행위원 자문위원 형태로 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명단에 올라 있다.

이때문에 부산 쪽 일부 인사들도 '좌파공세'를 부산에 대한 견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을 공격해 약화시키려는 것은 보수 영화인들이 궁극적으로 서울 쪽의 영화제를 키우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이 한 영화제에 몰려 있다는 것이 이 같은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현재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영화제만이 아닌 하나의 산업 형태를 띠고 있다. 영화를 상영하는 것만이 아닌 영화 제작 및 투자 배급 등 영화와 관련된 총체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고, 세계적인 영화제로 급부상하면서 비중이 높아졌다. 영화 기관들이 옮겨갈 경우 부산의 입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비판과 견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수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나친 이념공세는 영화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화제라는 것이 한번 무너지면 그 위상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부산영화제에 대한 좌파 공세는 이런 복합적인 부분들이 얽힌 과정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덩치가 커지고 있음에 따른 견제심리, 진보적 독립영화 진영에 대한 경계심, 그리고 영화계 주도권에 대한 신구 세력의 다툼이 섞여 있는 양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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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 성하훈


"소문은 단순한 '루머'다."


8일 부산국제영화제 서울 사무국에서 만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문화계 안팎의 소문에 대해 "근거 없다"며 일축했다. "부산은 지금 아시아 주도권 다툼에 정신없는 상황이라 그런 부분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외국에서는 선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부산영화제를 내부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한국 영화 발전에 긍정적이지 못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실수한 부분에 대해 지적받은 것이고, 우리도 이 기회에 새롭게 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 김동호 집행위원장님이 영화제 관리를 허술하게 할 분이냐"면서, "감사원의 지적 사항도 우리도 미처 알지 못했던 실수"였음을 강조했다.

또 "부산에 대한 음해는 영화제 처음 시작하기 전부터 있어 왔고,  부산이 잘 되는 것에 대한 안팎의 시샘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여러 비판 및 지적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만 발전하는 것이 아닌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부산에 대한 좌파 공세가 많이 나오고 있다.
"친북좌파라고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예전에 영화인들과 함께 북한을 다녀온 적이 있기에 차라리 나한테 그러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다. 왜 김동호 위원장을 좌파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 분이 어디를 봐서 좌파인가. 그리고 나는 학자로서 한국영화의 조명을 위해서는 남북한 영화를 함께 조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북한 영화를 등한시 할 수 없다."

- 영화기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부반투에서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예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인데, 그렇다고 우리 위원장님이 그런 것을 문제 삼을 분도 아니잖은가. 그리고 지금은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위해 애써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쪽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동경영화제와 홍콩영화제, 상해영화제 등이 부산을 추월하기 위해 엄청 애쓰고 있다."

- 부반투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산에 영화 관련 기관들이 옮겨간다고 해도 충무로가 위축되지는 않는다. 한국 영화의 중심은 서울일 뿐이다. 칸 영화제가 유명하지만 프랑스는 파리가 중심이고, 선댄스가 있다고 LA나 뉴욕이 죽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부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5% 정도로 미약하다. 마찬가지로 한국 영화의 중심은 충무로다. 부산을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근거지일 뿐이다."

- 부반투에 계신 분들 중 상당수가 충무로 영화제 조직위 명단에 올라 있다.
"전부터 거기에 계셨던 것 아닌가. 그렇다고 충무로 영화제가 우리와 사이가 안 좋거나 하지는 않다. 부산은 국내 영화제의 맏형이다. 국내의 여타 영화제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되는 책임이 있다. 컨셉만 확실해지면 큰형으로서 충무로를 도우려 한다. 사실 영화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특색만 잘 살리면 성공할 수 있다."

- 감사에서 몇 가지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시도 감사를 방관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지역 언론도 꽤 걱정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감사는 거의 90% 끝났다. 부산시에서도 담당 공무원들이 서울까지 올라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지 방관하지 않았다. 야외상영 장비 렌탈 과정에서 미처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을 지적받은 것이다. 우리 김동호 위원장님 대충 하시는 분은 아니지 않나. 예전에는 감사 성적이 우수하다고 직원들이 표창도 받고 했다."

- 영화제가 90여일 남았는데 준비에 지장은 없을 것 같은지?
"감사받았다고 부산영화제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는다. 부산이 그 정도로 흔들릴 곳은 아니지 않는가. 일부에서는 정부 예산 18억 정도밖에 지원 안 되는데 차라리 받지 말고 하자는 이야기도 있으나 국고 지원은 더 늘어나야 한다. 세계 주요 영화제들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아시아의 영화제들도 부산을 따라잡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아마 현 정부도 부산에 대해 조사를 해 보면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 영화계 내부에서 부산영화제가 폐쇄적이고 끼리끼리가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14년 동안 분위기 좋게 이어오는 것을 그렇게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지적에 대해서는 반성할 것이 없는지 되돌아보려고 한다. 부산의 역할을 영화계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서 색깔이 다른 젊은 영화인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것이다."

- 문성근씨가 영화제 집행위원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인가?
"절대 그런 일 없다. 그건 잘못된 보도다. 왜 가만히 있는 분을 그렇게 건드리려는지 모르겠다. 다만 집행위원과 조직위원 일부에 대한 변경이 있을 것 같다. 겸직하고 계신 국회의원 분들이 계신데,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정리가 필요한 사안 같다."

#부산국제영화제 #PIFF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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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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