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옥에서 하룻밤 "이리 오너라"

영암 안용당, 구례 쌍산재 등 한옥체험 숙박시설로 인기

등록 2009.07.21 16:31수정 2009.07.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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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는 향기가 마음까지 차분하게 해주는 영암 구림마을. 한옥보존 시범마을이다. ⓒ 이돈삼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에 있는 영암 구림마을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마을이다. 늙은 느티나무와 청태 낀 기왓장의 정자,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택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대동계 집회장인 회사정과 죽정서원, 400년 넘게 보존된 종택에선 세월의 더께가 묻어난다. 호은정, 죽림정, 간죽정, 요월정, 쌍취정 등 전통사회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바닷길이 열렸던 구림마을은 고대 중국과 일본의 교역로였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최초의 시유도기 생산지로서 한국도기문화의 중심지였다. 고승대덕들을 배출해 많은 불교문화유산을 남기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마을의 자치규약인 대동계를 창설해 전통적인 유교사상이 정착되기도 했다.


하여 구림마을에 가면 한국의 전통적인 모양새와 그 곳에서 풍기는 향기가 마음까지 차분하게 해준다. 최근 이 마을의 한옥민박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서 깊은 마을의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전통을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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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전통한옥 민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안용당. 한옥도 한옥이지만 주변 숲길이 일품이다. ⓒ 이돈삼


영암군 군서면 도갑리에 있는 '안용당'이 대표적인 곳. 조선 숙종 때 지어져 340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안용당은 한옥도 한옥이려니와 주변 산책로도 일품이다. 소나무 숲이 우거져 한껏 멋스럽다.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이 길을 걷노라면 세상의 묵은 때까지도 다 씻겨가는 것 같다. 고목이 된 벚나무와 동백나무, 감나무도 멋스럽다.

전통 한옥이라고 해서 생활하기에 불편할 것이란 생각은 편견이다. 젊은이들이 와서 묵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안에 화장실과 샤워장, 싱크대를 갖춰놓고 있다. 텃밭에 심어놓은 야채를 따서 먹을 수도 있다. 대숲 소리를 들으며 바비큐를 해먹을 수도 있다.

영암군 군서면 서구림리에 있는 '대동계사'는 청소년들의 우리문화 체험공간으로 제격이다. 4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동계에서 지은 것으로 현대식 주방과 욕실,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가족단위 여행객이 찾기도 하지만 방이 넓어 단체로 많이 찾는다. 교육용 강당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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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목사내아. 조선시대 지방관리인 나주목사가 살았던 살림집을 고쳐 민박손님을 받고 있다. ⓒ 이돈삼


조선시대 지방관리인 나주목사가 살았던 살림집을 고쳐 만든 목사내아 '금학헌(琴鶴軒)'도 하룻밤 묵으려는 여행객들로 인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나주시는 관람용으로 관리해 오던 금학헌의 안채와 문간채 방을 고치고 샤워실과 수세식 화장실도 시설해 숙박시설로 바꿨다. 전통이라는 이름 속에 박제돼 있던 전통한옥을 생활속의 공간으로 끌어낸 것이다.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에 있는 '쌍산재' 역시 옛날 그대로의 한옥체험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통의 한옥체험은 물론 나물 캐기, 전통놀이 등을 해보며 푸근한 남도의 인심도 만끽할 수 있다. 운영자의 친절서비스 또한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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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여 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대동계에서 새로 지은 대동계사. 영암 구림마을에 있다. ⓒ 이돈삼


전라남도가 추천하는 '남도한옥'은 50곳. 목포시 달동에 있는 '외달도해변'을 비롯 여수시 소라면 '애원한옥', 화정면 낭도리 '모래섬한옥'과 '사도한옥', 순천시 승주읍 '사랑채'와 '다시가', 주암면 '여로', 송광면 '왕대', 낙안면 '교촌냇가' 등이다. 나주에선 다시면의 '나주임씨대종가'와 남평읍의 '남촌산방'이, 광양에선 봉강면의 '연경당'과 옥룡면의 '양우당'이 들어있다.


담양에선 창평면 '한옥에서', 곡성군 죽곡면 '모심정', 구례군 마산면 '쌍산재'와 '지리산전통한옥', 토지면 '금환락지', 구례읍 '섬진강변한옥'과 '남촌한옥펜션', 산동면 '천연반석골한옥'과 '감나무골한옥', 토지면의 '문수골한옥', 고흥에선 봉래면에 있는 '청석정'이 포함돼 있다.

전통이 깃든 영암과 보성엔 남도한옥이 여러 군데다. 영암군 군서면에 '안용당'을 비롯 '안현궁', '최종호', '안순자', '대동계사', '월인당' 등이 있다. 보성에선 보성읍 '옥정고택', 노동면 '보림전통한옥', 겸백면 '현풍황토방', 복내면 '비봉산아래집'과 '천마한옥황토방', 회천면 '봇재다원', 웅치면 '갈멜농원펜션' 등이 한옥민박이다.

이밖에도 화순군 북면 '백아산천연동굴펜션'과 '백아산하늘바위', 이서면의 '적벽가든', 장흥군 용산면 '송전산방', 강진군 성전면 '가영', 도암면의 '다향소축'과 '다산촌명가', 해남군 옥천면 '땅끝한옥', 북평면의 '함박골 큰기와집', 삼산면 '황계동 숲속', 무안군 해제면 '참새골 황토펜션'과 '가람휘 황토골펜션', 몽탄면의 '대하루', 함평군 함평읍 '자수와 매듭', 해보면 '예가펜션', 영광군 백수읍 '바다정원', 진도군 진도읍 '우리소리', 신안군 증도면 '증도한옥형' 등이 50선에 속해 있다.

여름휴가철, 쉬면서 느끼고 체험하는 최고의 숙박시설인 남도한옥에서의 하룻밤. '한국인의 고향' 남도로의 여행을 설레게 하면서 남도여행의 또 다른 진수를 선사해 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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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한옥은 전통의 고택만 있는 게 아니다. 여행객들의 요구에 맞춰 새로 지은 한옥집도 많다. 구례 섬진강변에 있는 한옥민박 풍경이다. ⓒ 이돈삼


#남도한옥 #한옥민박 #안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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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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