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현판식하던 날

등록 2009.07.23 10:58수정 2009.07.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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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회원들이 새 사무실을 마련하고 현판식을 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회원들이 새 사무실을 마련하고 현판식을 하고 있다. ⓒ 심규상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가 23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원동에서 현판식을 겸한 잔치를 벌였다.

이 단체는 만만찮은 비용으로 마땅한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우편물 조차 받을 곳이 없었다. 또 전시물품 등 늘어나는 짐을 보관할 곳이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현판식을 하면서 이들의 고민이 한순간에 해소됐다.

우편물을 보관하고 사무실 짐을 보관할 공간을 제공한 사람은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의 김영진, 박광옥 회원 부부다. 애국지사의 후손이기도 한 이 부부는 자신들의 운영하는 <동창목재>에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현판을 걸 수 있도록 했다. 1961년 애국지사인 부친 김해인 선생이 문을 연 목재소로 부부가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이날 지게차가 오가는 작업장은 야외 현판식 기념식 장으로 변신했다. 목재로 만든 투박한 탁자와 의자가 작업장에 배치되자 시원한 야외 회의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겹겹이 쌓여 있는 목재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현수막이 내걸렸다.

a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새 현판. 액자형태의 현판 속에는 송풍구 등 과학이 숨어있다고.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새 현판. 액자형태의 현판 속에는 송풍구 등 과학이 숨어있다고. ⓒ 심규상


a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이규봉 지부장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이규봉 지부장 ⓒ 심규상


이규봉 대전민족문제연구소 지부장은 "오늘은 현판식을 하는 뜻 깊은 날이지만 미디어관계법이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날이기도 하다"며 "미디어관계법 날치기 통과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권력을 독점하기위해 벌인 일로 그 뿌리는 해방정국에서 친일파들이 만든 한민당 등 친일파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현판식을 계기로 더욱 분발해 주어진 일을 책임 있게 이루어 나가자"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이강철 운영위원이 날치기 통과된 미디어법의 '미디어'로 즉석 삼행시를 선보였다.


"미/친놈들, 디/질 때까지, 어/디보자!"

다소 엄숙했던 회의장이 회원들의 웃음소리로 흥겨워졌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안은찬 대표는 축사를 통해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는 회원 수는 적지만 민족모순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역에서 가장 끈기 있게 활동하는 소중한 단체"라며 "수 십여 명의 회원이 수 천여 명의 할 일을 하고 있는 일당백의 단체"라고 강조했다.

a  지게차가 오가던 작업장이 야외 사무실로 변신했다.

지게차가 오가던 작업장이 야외 사무실로 변신했다. ⓒ 심규상


(사)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는 친일잔재 청산, 한일과거사 청산, 지역의 항일투쟁사 1994년 3월 설립됐다. 설립이후 대전현충원에 묻힌 친일군인 김창룡 묘 이장운동 및 국립묘지법 개정운동,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왜곡된 비문 바로잡기 운동, 친일과 항일 인물 비교 전시회, 한국근현대사 전문가 초청대중강연회, 통일비 나무심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판은 <동창목재> 간판 옆에 나란히 내걸렸다. 6차선 도로와 인도와 접해 있는 현판은 한 눈에 쏙 들어왔다. 현판의 재료또한 <동창목재>에서 제공했다. 김씨는 "작은 현판이지만 빗물이 곧바로 흘러내리도록 현판 위아래 굵기와 경사도까지 고려했고, 현판 뒷면에는 통풍구까지 설치했다"고 귀띔했다.

현판식 잔치음식으로 팥 시루떡과 회원들이 직접 만든 시원한 식혜가 차려졌다.

이 단체 정효순 고문(83)은 작업장 곳곳을 둘러보며 "현판식을 계기로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동창목재처럼 민족문제 해결에 대를 이어 노력하는  회원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문의/ 010-6755-0909)


덧붙이는 글 (문의/ 010-6755-0909)
#대전민족문제연구소 #현판식 #동창목재 #애국지사 #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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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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