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다시찾은 한남정맥 가현산 마루금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는 산줄기 안타까워

등록 2009.07.26 15:07수정 2009.07.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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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칠장산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김포시 문수산에 이르는 산줄기를 한남정맥(漢南正脈)이라 합니다.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한남금북정맥이 끝나는 칠장산에서 북서로 해발 200m 내외의 낮은 산들이 이어져 한강 본류와 남한강 남부유역의 분수령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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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산 약수터에서 한남정맥으로 가는 길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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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전지구와 가현산 낚시터 아랫길을 따라 오른 가현산 ⓒ 이장연


이 산들의 산등성이를 '마루금'이라 하고, 산과 산 사이 움푹 팬 골짜기는 물을 품어 결코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 했는데 옛사람들은 이를 두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한남정맥의 마루금은 무분별한 도심개발(김포-검단신도시 등)로 산림이 훼손되고 녹지축마저 잘려나간 곳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한민족의 인문-사회-문화역사의 기반이자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중심축을 이루는 줄기가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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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잘라내고 택지를 조성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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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개발 중인 마전지구 ⓒ 이장연


깊은 산속까지 영세한 중소공장들이 난립하고 고층아파트단지가 신도시-택지개발이란 이름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남정맥 마루금에서 서식하던 야생동식물들도 보금자리를 잃고 자취를 감추고, 더불어 살아가던 사람들도 정든 땅을 잃고 떠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6월 인천녹색연합 시민탐사단과 함께 가현산에서 계양산까지 마루금을 따라 한남정맥의 모습을 살펴본 바 있는데, 그 뒤 자전거를 타고 다시 찾은 가현산 주변(마전지구)은 짙은 녹색보다 회색빛으로 덮혀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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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곳곳에서 파헤쳐졌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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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럼 치솟은 고층아파트단지 ⓒ 이장연


가현산 서낭당 마을에 들어선 공장들도 여전했고, 산줄기 코앞까지 치고 올라온 아파트단지는 마구름보다 높이 치솟았습니다. 대신 자연이 주는 혜택과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늘어나 있었습니다. 숲과 산은 점점 사라지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상수리나무 그늘 아래서 마루금 따라 흐르는 산바람이 시원하면서도 씁쓸했습니다. 2년 뒤 다시 가현산을 찾았을 때를 상상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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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산 약수터를 꾸밀 것이 아니라, 산림파괴를 자제해야...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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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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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지만, 숲은 점점 사라진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현산 #마루금 #마전지구 #한남정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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