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민주당 '대리투표' 의혹에 '투표방해'로 맞불

안상수 "증거 수집 중"... 언론노조 '땃벌대' 비유하기도

등록 2009.07.28 11:29수정 2009.07.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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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한나라당 진성호·신지호 의원 등이 안상수 원내대표가 오늘중 직권상정 처리 의사를 밝힌 김형오 국회의장의 메시지를 전하자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한나라당 진성호·신지호 의원 등이 안상수 원내대표가 오늘중 직권상정 처리 의사를 밝힌 김형오 국회의장의 메시지를 전하자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일일이 대응 않겠다"던 한나라당이 "적극적 대처"로 돌아섰다. 민주당이 미디어법 무효를 위한 대대적인 '100일 장외투쟁'에 들어가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러다간 여론전에서 밀린다'는 내부의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제기한 '대리투표'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투표행위를 방해한 건 민주당"이라며 "이는 공무집행 방해 행위"라고 되받아쳤다. 일부 원내지도부는 미디어법 표결 당시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표결 강행에 항의한 언론노조를 향해 이승만 정권 시절의 관제 우익폭력 단체인 '땃벌대'에 비유하며 법적 조치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원내행정국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민주당의 투표방해 행위 사례를 모아 공개할 방침이다. 또 법률지원단(단장 황우여 의원)도 꾸려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안상수 대표 "의원 출입 막은 건 처음... 민주당이 불법 저질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디어법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이 헌정사상 초유의 반불법적 행위를 자행했다"며 "그러고도 가두시위를 하고 대리투표니 하는 '덮어씌우기' 작전을 하며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증거를 취합하고 있다"며 "향후 적절하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윽박질렀다.

 

안 원내대표는 '반헌법적 불법사례'로 민주당의 '표결 방해 행위'를 들었다. 안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단상점거나 의장·부의장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은 적은 있으나 의원들의 출입을 막은 건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 같은 중진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까지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안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표결 당시 언론노조 등 관련단체들이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여당의 표결 강행에 항의한 점도 '표결 방해' 행위로 몰아붙였다.

 

그는 "언론노조라는 외부 세력이 헌정사상 처음 국회 본청에 난입해 민주당과 같이 행동하며 표결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 의원석에 앉아 표결을 막은 것과 관련해서는 "전자투표를 조직·불법적으로 방해했다. 그것도 민주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했다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프고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민주당을 향해 "적반하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한 것을 "유책(책임이 있는 쪽의) 배우자가 부부싸움을 하다가 법원에 달려 상대 배우자를 처벌하고 이혼 시켜 달라는 것과 유사하다"고 비꼬았다.

 

또 장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을 두고도 "정치적 제스처라는 비판이 고조되자 의원직 사퇴 문제를 우물우물하고 있다"며 "100일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비난이 고조되자 '기간은 가변적'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여론 홍보전에 나선 데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원내지도부 소속인 한 의원은 "'나중에 법으로 이기면 무엇하냐, 정치선전전에서 지는데'라는 취지의 문제제기가 많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언론노조, 땃벌대나 다름없어... 법적 조치 취해야"

 

한편, 이날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노조를 '땃벌대'에 비유하기도 했다. 땃벌대는 이승만 정권 시절의 관제 극우정치 폭력집단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미디어법 처리 당시에 외부 불순 세력들이 국회 기물을 파손하고 불법 침입해 국회의 입법활동을 방해하고 본회의장에서 불법시위를 벌였다. 이는 자유당 시절 땃벌대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 김 수석부대표는 "땃벌대는 관제데모꾼들이었는데 이번 불법시위꾼들은 야당에 가세했다는 게 다른 점"이라며 "앞으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외부 불순세력이 국회에 난입해 난장판을 벌이게 되면 국회가 어떻게 정상 기능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수석부대표는 "향후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즉각 필요한 법적 조치 취해야 한다"며 언론노조 등을 향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2009.07.28 11:29 ⓒ 2009 OhmyNews
#미디어법 #한나라당 #민주당 #대리투표 #투표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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