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사냥꾼을 기다리는 유일한 먹잇감이다"

유혹의 역사 : 이브, 그 후의 기록

등록 2009.07.31 11:10수정 2009.07.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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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 미래의창

책표지 ⓒ 미래의창

해묵은 논쟁 가운데 하나이면서 풀리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여성들의 '노출'과 '치장'에 관한 것이다.

 

여성들은 단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그렇게 입고, 차리는 것뿐이라고 강변하지만 남성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어차피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그것도 특별히 남성들의 시선을 향한 것 아니냐는 것이 그 몰이해의 출발인 것이다.

 

요즘은 여성들의 인권이 높아져 누군가 자신을 음흉한 눈빛으로 쳐다만 봐도(아마도 남성일 듯) '성추행'이라 주장할 수 있어 눈길도 함부로 주지 못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이렇듯 시선을 '확!' 잡아끄는 옷차림을 하고서는 "신경쓰지 말라!"는 이야기는 남성들에게 있어 가히 고문에 다름 아니다. 그럴려면 그렇게 입거나 꾸미질 말라는 것이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변치않는 남성들의 오래된 주장인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해묵은 논쟁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제목에서부터 힌트를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저자의 연구와 주장에 따르면 그 모든 행위는 우수한 남성들로부터 눈길과 관심을 끌어내 보다 좋은 후보자군을 만들고 그 안에서 가장 우성인 유전자를 선택하기 위한 여성의 '본능적인 유혹'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수동적인 선택을 당해 왔다는그동안의 인식과는 달리 오히려 능동적으로 상황을 조성한 뒤 상대를 선택해 낙점하겠다는 보다 더 적극적인 행위이며 그 게임의 승자는 언제나 여성이었다는 정반대의 해석까지 덧붙이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흡사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를 요점 정리해 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 책의 첫 장에 나오는 다음의 멘트 역시 그 증거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여자는 사냥꾼을 기다리는 유일한 먹잇감이다"

-회르크 크뇌르, 방송인

 

인류를 이루고 있는 두 축인 남성과 여성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면서도 사회적으로는 늘 여성들이 약자의 편에서 억압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불합리하고 비생산적인 불평등은 이제 그만 해소하고 상호 보완적이며 발전적인 평등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인데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없이는 예시로 들고 있는 것 처럼 "좀 더 싱싱하게, 좀 더 건강하게, 좀 더 젊게 보이고 싶어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통스러운 레이저 시술에 흔쾌히 응하는 82세 할머니의 이야기나 손으로 발가락을 꾹꾹 눌러 마사지까지 해야 하면서도 끝까지 "하이힐이 편하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남성들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뜻에서 이 책, '유혹의 역사'는 남성의 입장에서, 끝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심정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하다.

유혹의 역사: 이브, 그 이후의 기록 - 하이힐, 금발, 그리고 립스틱

잉겔로레 에버펠트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창, 2009


#유혹의 역사 #잉겔로레 에버펠트 #강희진 #BLONDINEN BEVORZU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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