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계폭포길 안내를 맞으신 분의 정보에 의하면 길이가 32m 정도에 달한다.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물줄기다.
최육상
"아들 낳는 놈이 있으니 한 번 볼래요?"
계곡으로 내려가는 도중 길 안내를 맡은 분이 알 듯 모를 듯 묘한 말을 한다. 분명히 무슨 폭포를 보러 간다고 했는데…. 경사가 다소 심해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밑으로 내려가니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콸콸콸. 폭포수가 시원한 굉음과 함께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린다. 얼마 전 내린 빗물로 인해 평소보다 수량이 많다고 한다. 무더위가 싹 가시는 게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경기도 파주시 감악산 자락에 위치한 32m 은계폭포가 빚어내는 신비로움이다.
폭포가 대개 그렇듯이 은계폭포 역시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리는 물줄기 모양은 여성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영화 속 도인들이 수련하듯 가부좌를 틀고 온몸으로 폭포수를 떠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일상의 모든 잡념과 세속에서 끼인 때들이 모두 지워지지 않을까.
그 때였다.
"이곳으로 와 봐요. 여기 그 놈이 있어요."'대체 그 놈이 뭐라는 거지.'별 기대 없이 자리를 옮기자 눈앞에 작은 못이 드러났다.
"이게 뭐예요? 크기도 별로고, 선녀탕 같은 건가요?""잘 봐 봐요. 그 놈이 안 보여요?"허걱! 영락없이 '놈'이었다. 더욱이 그늘진 부분이 시커먼 것이 남성의 성기를 잘 다듬어 놓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