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오르다 떨어지고... 아수라장 따로 없다"

부상당한 쌍용차 조합원이 밝힌 공장 안 상황

등록 2009.08.05 13:44수정 2009.08.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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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쌍용 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경찰과 사측의 강제 진압이 시작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평택 메디웰병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조합원과 대학생, 민주노동당, 경찰 등 20여 명의 환자가 접수됐다. 이중 쌍용차 공장 내부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은 총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5명의 조합원이 현재 안성의료원에 있다고 노동조합 측은 밝혔다.

 

옥상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조합원 두 명 중 한 명은 메디웰병원으로 이송되어 검사를 받은 뒤 허리 수술을 위해 수원 아주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진압 직후 공장 내부 상황은 아수라장

 

 부상당한 쌍용차 조합원이 공장안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부상당한 쌍용차 조합원이 공장안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조은별

부상당한 쌍용차 조합원이 공장안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조은별

한편 경찰이 쏜 고무총에 왼쪽 귀 윗부분을 맞아 20여 바늘을 꿰맨 한 조합원은 "아무 생각이 없고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조합원은 고무총을 맞고 3, 4초 가량 실신했으나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자리에서 피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조합원이 밝힌 진압 직후의 공장 내부 상황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오늘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경찰과 사측의 무장 용역들이 밀려와 조립 3, 4팀에 있던 100여 명의 조합원들에게 고무총 등으로 공격하고 물 호스를 쏘았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된 조합원들은 이 도장공장 쪽으로 뛰어가 피했고 이 과정에서 옥상에 오르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3-4층 높이에서 아래로 뛰어 내리기도 했다. 허리, 팔다리에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고 2명이 거동이 없자 조합 측에서 구급대를 부른 것.

 

구급대가 환자들을 싣고 나가는 과정에서 사측이 신변 조사를 이유로 차를 멈춰 세웠으나 구급 대원의 요청으로 병원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공장에서 잠시 물러난 상태이며 무장한 용역들이 새총, 돌 등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사태로 부상당한 대학생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쌍용차 사태로 부상당한 대학생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 조은별

쌍용차 사태로 부상당한 대학생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 조은별

현재 조합원들은 2공장에 500여명 정도가 모여 있으며, 이 조합원은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씻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실 물도 부족하고 전기까지 끊긴 상황에서 밥과 소금으로 만들어진 주먹밥조차 모자라 나누어 먹는 등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장 외부에서 경찰, 사측용역과 대치하던 민주노동당원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했다. 메디웰병원으로 실려온 학생의 선배라고 밝힌 이는 "xx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실려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사측이 쇠파이프와 빗자루 등을 동원해 공격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마에 부상을 입은 서울지역대학생실천단 윤아무개(22)씨는 "사측에서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폭행했다"고 밝혔다.

2009.08.05 13:44ⓒ 2009 OhmyNews
#쌍용차 #평택 #강제진압 #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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