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온 사복경찰들의 곤봉... "퍽!"

[현장포착] 쌍용차 극적 타결 순간, 북문에서는

등록 2009.08.07 18:56수정 2009.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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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5시 20분.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77일째 이어온 쌍용자동차 노조의 옥쇄파업농성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각 언론사 사이트에 타전되고 있었습니다. 노사가 최종 합의 문구수정을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경찰특공대와 농성노동자들의 격렬한 충돌과 곳곳에서 피어오르던 시커먼 연기, 그리고 시끄러운 헬기 소리도 멈췄습니다. '전쟁터' 같았던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은 평소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공장안에서는 합의안에 대한 농성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고, 경찰은 농성해산을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각 공장 밖 풍경은 평온을 되찾아가는 공장 안쪽과는 달랐습니다.

농성노동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수십 명이 공장 북문 부근으로 이동하면서 사측 직원들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주먹질과 발길질에 사람들이 쓰러지고, 연행자들도 속출했습니다.

잠시 후 경찰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더 이상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측 직원들은 공장 울타리 안쪽에 모여있었고, 농성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도로 건너편 인도에 모여 있었습니다.

이때 공장 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복경찰 10여 명이 몰려나왔습니다. 이들은 도로 건너편에 모여있던 시민들을 향해 걸어가며 몇 명을 손가락으로 지목했습니다.


순식간에 도로 건너편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사복경찰들이 사람들을 지목하자 사람들은 팔이 잡힌 채 끌려나왔습니다. 이 순간 경찰 무전기를 착용하고 경찰 곤봉을 휘두르는 사복경찰들의 폭력이 시작됐습니다.

끌려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주먹질을 하더니 급기야 곤봉으로 머리를 힘껏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곤봉이 머리에 맞는 순간 '퍽!' 소리가 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울부짖으며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머리를 맞은 사람의 머리카락 사이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경찰은 연행을 포기한 채 돌아갔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인도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잠시 전에 사측과 충돌했던 사람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쇠파이프나 각목 같은 것도 들지 않고 인도에 모여있던 사람들을 향해 경찰이 주먹질을 하고 곤봉으로 머리를 심하게 때리는 행위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육중한 체구의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곤봉으로 힘껏 후려치고 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육중한 체구의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곤봉으로 힘껏 후려치고 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 권우성


 사복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피를 많이 흘리는 시민.

사복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피를 많이 흘리는 시민. ⓒ 권우성


 사복경찰이 휘두른 곤봉이 '퍽' 소리를 내며 연행자의 머리를 치자, 주변의 시민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복경찰이 휘두른 곤봉이 '퍽' 소리를 내며 연행자의 머리를 치자, 주변의 시민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 권우성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주먹으로 힘껏 때리고 있다.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주먹으로 힘껏 때리고 있다. ⓒ 권우성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곤봉으로 힘껏 후려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사복경찰은 연행자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있다.

한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사람의 머리를 곤봉으로 힘껏 후려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사복경찰은 연행자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있다. ⓒ 권우성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과잉진압 #경찰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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