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계곡? 나만의 이색 여름 피서법

‘하는 만큼 온다’더니 홀로 피서 즐기다

등록 2009.08.09 15:11수정 2009.08.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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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침대 밑을 닦는 아들. ⓒ 임현철

제 침대 밑을 닦는 아들. ⓒ 임현철

 

날이 오랜만에 쾌청입니다.

 

바다로 갈까? 계곡으로 갈까?

 

남들은 피서 간다고 요란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아이들은 캠프, 아빠는 주말 섬 여행, 아내는 지인 집 텃밭 가꾸기와 도서관, 산행을 각기 따로 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여,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인 오늘(일요일) 아침 식탁에서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놀이동산, 계곡, 섬 등 여기저기가 후보지로 올랐습니다. 서로 의견이 엇갈려 이색 제안을 하였습니다.

 

"우리 집 피서는 각자 알아서 하니까, 오늘은 집안 대청소로 피서를 시작할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내는 좋은 기분으로 입을 다물고 표정관리 중입니다. 초등학교 4, 5학년인 아이들도 침묵입니다.

 

대청소로 시작한 올 여름 우리 집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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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침대 밑을 닦는 딸. ⓒ 임현철

제 침대 밑을 닦는 딸. ⓒ 임현철

 

"결정했다. 우리 집 피서는 대청소로 시작. 아빠는 온 집안 쓸기, 딸은 유빈이 방과 주방 걸레질, 아들은 태빈이 방과 거실 걸레질, 엄마는 아침 설거지와 안방 걸레질. 너희들은 아빠가 특별 용돈 2000원씩. 자, 각자 맡은 역할하고, 다시 모여 어디로 갈까? 이야기 하자."

 

빗자루로 침대 밑까지 들어가 먼지를 쓸어냈습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아이들도 맡은 역할 하느라 분주합니다. 침대 밑에 들어가 방을 닦는 아이들을 보니 피식 웃음이 터지더군요. 요기서 웃기만 하면 아이들 불만이 터집니다.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야, 딸과 아들 대단한데? 열심히 맡은 일을 하니까, 엄마 특별 하사금 500원 추가."

 

아이들 기분이 업 되었습니다. 약간 먼지가 쌓였던 거실과 주방은 물론, 아이들 방까지 번들번들합니다. 청소를 마치고 아이들과 안고 토닥이며 서로 칭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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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에 열심인 아이들. ⓒ 임현철

청소에 열심인 아이들. ⓒ 임현철

 

'하는 만큼 온다'더니 홀로 피서 즐기다!

 

"이제 피서 어디로 갈까?"

 

전화가 울려댑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논다 하고, 아내는 지인이 피자 먹고 싶다고 불러냅니다. 아무래도 다음 주와 다다음 주 섬 여행이 잡혀 있어 가족들을 놓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하는 만큼 돌아온다'더니, 이렇게 어제에 이어 또 홀로 남겨졌습니다. 에이 구~. 이번 주말은 섬 여행 대신 컴퓨터 앞에 내내 앉아 있어야 할 팔자인가 봅니다.

 

거실에서 바다와 섬이 보이는 창밖 바라보고, 안방에서 창밖 풍경 바라본 후, 컴퓨터 모니터를 켰습니다. 산들 바람이 불고, 하늘은 다시 구름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올해 제 피서는 이렇게 끝날 모양입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의 피서로 만족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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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는 풍경. ⓒ 임현철

집에서 보는 풍경. ⓒ 임현철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와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2009.08.09 15:1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와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피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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